고용률 사상최대라지만 청년·제조업·건설업 ‘고용한파’

2025-05-14 13:00:02 게재

4월 고용률 63.2% 사상 최대, 청년 고용률은 바닥권

건설업 고용 12개월째 감소, 제조업 고용 10개월 연속↓

4월 취업자 수가 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4개월 연속 10만명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령층 취업자 수 증가폭을 빼면 모두 감소세다. 특히 청년층 고용률이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6년3개월 만에 최대 감소했다. 건설업 고용난도 지속되는 등 내수부진 여파도 이어졌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25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88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만4000명(0.7%) 증가했다.

통계청 공미숙 사회통계국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4월 고용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월간 취업자 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마이너스(-5만2000명)를 기록했다가 올해 들어서는 1월(13만5000명)과 2월(13만6000명), 3월(19만3000명)에 이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4월 증가폭(19만4000명)은 지난해 4월(26만1000명)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컸다.

고용률 역시 63.2%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p)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9%로 전년 동월 대비 0.3%p 올랐다. 전체 고용률과 15~64세 고용률 모두 4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다.

4월 실업자 수는 85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1000명(3.4%) 감소했다. 실업률은 2.9%로 지난해보다 0.1%p 낮아졌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에 해당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597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8000명(0.1%) 증가했다. ‘쉬었음’(4만5000명, 1.9%)이 증가했지만 육아(-5만8000명, -7.9%), 연로(-3만명, -1,2%) 등은 감소했다.

취업준비자는 66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명 늘었고, 구직단념자는 33만8000명으로 3만2000명 감소했다.

◆내수부진 여파, 고용시장 본격 반영 = 하지만 산업별로 살펴보면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의 영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건설업과 제조업의 고용 한파가 이어졌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세도 지속됐다.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21만8000명, 7.3%), 전문,과학및기술서비스업(11만3000명, 8.1%), 정보통신업(7만2000명, 6.6%) 등에서는 취업자 수가 크게 늘었다.

반면 건설업(-15만명, -7.2%), 농림어업(-13만4000명, -8.6%), 제조업(-12만4000명, -2.7%) 등에서는 취업자가 급감했다. 건설업은 12개월, 제조업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농림어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2015년 11월(-17만2000명) 이후 가장 컸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건설업은 아직까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건설업은 그나마 감소폭이 축소돼 흐름을 더 봐야할거 같다”며 “농림어업은 날씨 영향이 크게 미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직업별로 보면 전문가및관련종사자(29만3000명, 4.7%), 사무종사자(8만4000명, 1.7%), 서비스종사자(6만2000명, 1.8%) 등은 취업자가 증가했고, 농림어업숙련종사자(-10만5000명, -6.9%), 기능원및관련기능종사자(-5만2000명, -2.3%), 단순노무종사자(-4만9000명, -1.2%) 등은 감소했다.

◆질좋은 일자리는 감소세 =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27만9000명, 1.7%)와 임시근로자(5만2000명, 1.1%)는 지난해보다 증가했고, 일용근로자(-5만4000명, -5.8%)는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만6000명, -1.1%)는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1만1000명, 0.2%)는 증가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7개월 연속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7만7000명(-8.3%) 줄었다.

특히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고용지표와 고용현실간 괴리가 실감난다. 고령층만 취업자수가 늘고 있고 청년과 경제허리인 40대 고용시장에는 한파가 불고 있어서다.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수는 34만명이 늘었다. 고령층을 빼면 취업자수는 오히려 20만명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특히 20대(-17만9000명), 40대(-5만1000명), 50대(-1만4000명)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15~29세 고용률은 45.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p 떨어졌다. 4월 기준으로는 2021년(43.5%) 이후 최저치다.

또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3%로 전년 동월 대비 0.5%p 상승했다. 2022년 4월(7.4%) 이후 최고치지만 4월 기준으로는 역대 네 번째 낮은 수준이다. 특히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1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5000명(1.9%) 늘었고 이 중 20대 ‘쉬었음’ 인구는 39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5000명(9.7%)나 늘었다. 청년층과 20대 ‘쉬었음’ 인구는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2019년 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26개월 연속 증가한 이후 최장 기간 이어진 증가세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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