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노동자+주민 함께 운동하며 쉬어간다

2025-05-14 13:00:02 게재

구로구 디지털단지에 ‘지밸리체육관’

일대 첫 공공체육시설, 주민 호응↑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계속 개관이 미뤄져서 다른 데 다니고는 있는데 곧 이쪽으로 옮기고 싶어요.” 서울 구로구 구로3동 주민 신영옥(67)씨는 “ 민간 운동시설은 건물마다 하나정도 있는데 환경이 열악하다”며 “그나마 필라테스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웃 배영숙(63·구로3동)씨도 “주민들이 다른 데 안가고 여기 문 열기만 기다렸다”며 “남편과 함께 저녁마다 운동을 하는데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14일 구로구에 따르면 45만988㎡에 달하는 구로디지털산업단지(지밸리)에 지식산업센터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이 함께 운동하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공시설이 생겼다. 지난달 문을 연 ‘구로지(지)밸리체육관’이다. 산업단지 복판에 처음 들어선 공공 체육시설이라 주민들이 너나 없이 반긴다. 장인홍 구청장은 “구로공단에서 지식산업센터로 바뀌면서 고층 건물은 줄지어 들어섰지만 여가와 휴식을 위한 공원녹지가 부족해 주민들 아쉬움이 컸다”며 “관리주체가 구가 아닌 정부라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인홍 구청장이 구로지밸리체육관 내 운동기구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구로구 제공

지밸리는 1960년대 이후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구로공단에서 2000년대 들어 첨단산업단지로 변모한 곳이다. 현재 4264개 기업이 밀집해 있고 5만8458명이 근무하고 있다. 구로구는 그간 일대 노동자와 연접한 가리봉동 등 주민들이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고심해 왔다. 하지만 유휴공간을 찾지 못해 각 지식산업센터 사이에 초록을 입히고 쉼터를 더해 지밸리 올레길을 조성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지난 2019년 토지를 무상으로 내줬고 문화체육관광부 생활체육시설확충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지밸리체육관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나마도 시험원 요청에 따른 설계변경과 부지 앞 도로 확장, 지장물 이설 등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돼 이달 들어서야 체육관을 공식 개관할 수 있었다.

장인홍 구청장도 9·10대 서울시의원 시절부터 힘을 실었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수많은 노동자와 주민들의 땀과 헌신을 언급하며 일상에서 숨을 고르고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공간을 약속했다.

오랜 기다림만큼 주민들 호응이 크다. 정식 개장에 앞서 지난달 시범운영을 했는데 주민과 직장인이 엇비슷한 비율로 찾았다. 신영옥씨는 “지인들도 기존 회원권 기간이 끝나면 다들 옮기고 싶다고 한다”고 전했다. 배영숙씨도 “건물 하나 올라갈 때마다 공원이며 문화센터가 생긴다고 하다가 매번 무산돼 주민들 실망이 컸다”며 “원룸촌 젊은이들이나 가리봉동 주택단지 주민들까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980㎡ 대지에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들어선 체육관은 연면적 4840㎡ 규모다. 지하층은 주차장이고 1층에는 운동을 즐긴 노동자와 주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쉼터를 배치했다. 노동자종합지원센터도 새롭게 둥지를 틀고 상담·교육과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2층부터 본격적인 운동공간이다. 최신 운동기구를 갖춘 헬스장과 각종 행사가 가능한 다목적실, 기구필라테스실과 스크린골프연습장 등이 있다. 노인 다자녀 장애인 등 할인혜택이 있다. 주변 대비 20% 가량 저렴한 스크린골프는 사전 예약하면 전문 강사가 지도해준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직장인들에게는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쉼터가, 주민들에게는 건강을 챙기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라며 “주민들이 건강한 일상과 행복한 삶을 열어갈 수 있도록 멈추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 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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