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금금리 3년 만에 1%대 하락

2025-05-14 13:00:02 게재

일부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1.78%까지 내려

혼합형 주담대, 변동금리 전환으로 이자부담 ↑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계속 내리면서 3년 만에 1%대까지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고, 시장금리도 내림세여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0.20%p 인하했다. 이에 따라 정기예금의 기본금리가 연 2.00%에서 1.80%로 하락했다. 다만 첫 거래 고객에 대한 1.0%p의 우대금리 적용 등 조건을 충족할 경우 실제로는 2%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도 전날부터 수신상품 기본금리를 최대 0.3%p 인하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1개월 이상 연 2.00%에서 1.80%로 하락했다. iM뱅크(옛 대구은행)도 13일부터 1년 만기 예금의 금리가 1.78%로 떨어졌다. IBK기업은행의 1년 만기 예금 금리도 1.98% 수준이다.

다만 은행권 전체 예금금리 평균은 아직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대표적인 예금상품 기본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2.15~2.6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고, 은행채 금리 등 시장금리도 2%대 중반까지 하락하는 추세여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다”며 “다만 급격한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각종 우대금리를 적용 물가인상률 이상의 2%대 금리는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4~5년 전 받은 혼합형 주담대의 대출금리 산정방식이 바뀌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이에 따라 관련 연체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서울지역 주담대 연체율은 0.35%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주담대 가운데 한달 이상 원리금을 연체하고 있는 비중으로, 2019년 12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수치는 2021년 12월(0.09%) 최저치를 보였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0.34%로 최고치를 보인 데 이어 한달 만에 더 높아졌다. 은행권에서는 초저금리 시기였던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 초까지 혼합형 주담대로 대출을 받은 채무자들이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혼합형 주담대는 대출을 받은 이후 5년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상품이다. 2020년 전후 낮은 금리로 고정금리를 받아 5년간 비교적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덜 받았지만, 변동금리로 전환되면서 높은 이자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4.22%이다. 이는 2020년 1분기 평균 2.50%에 비해 두배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자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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