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불링 피해 중학생, 사회적 고립 14% 높아
강력한 금지 법제도 필요
“학교 내 상담창구 지원”
사이버불링 피해를 당한 중학생은 피해가 없는 학생보다 사회적 고립감을 14% 높게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버불링 피해는 사이버 상에서 욕설을 듣는 언어폭력, 괴롭힘·카톡 감옥과 같은 사이버 따돌림 등을 의미한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청소년의 사이버불링 피해는 세계적 문제가 되고 심각성을 인식한 OECD, 미국 사이버불링 연구센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는 각국의 사이버불링 실태에 대한 조사를 주기적으로 시행 중이다.
16일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재엽교수팀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사이버불링 피해는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김 교수 연구팀이 2024년 전국 중·고교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중학생의 6.1%가 사이버불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조사에서는 사이버불링만 중점적으로 조사한 각국 기관의 결과에 비해 피해자수가 작아 보인다. 그러나 ‘중학생의 사이버불링 피해가 사회적 고립감으로 이어진다’는 발견은 주목할 만하다. 사회적 고립감이란 응답자가 ‘얼마나 자주’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는지 응답하도록 해 스스로 얼마나 위축되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혼자 남겨졌고,’ ‘내가 더 이상 아무하고도 가깝지 않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은 정신건강뿐 아니라 또래 관계 형성에도 큰 장애요인이 된다. 나아가 청소년기에 시작된 고립과 은둔이 지속되면 청년기로 이어져 고립 청년 증가로 이어진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관련해서 사이버불링 피해로 고립감을 느끼는 중학생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지지체계는 형제자매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서도 중학생의 사이버불링 피해가 사회적 고립감으로 이어지는 경우 형제자매와의 긍정적 의사소통이 부정적 경로를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제자매가 있는 청소년이 외동인 경우보다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학생의 사이버불링 피해와 사회적 고립감의 부정적 관계를 단절하기 위해 정부·학교·가정의 협력적 도움 체계가 필요하다. 사이버불링은 부모의 개입만으로 해소할 수 없다. 관련해서 영국은 ‘학내 스마트폰 금지’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호주는 올해 말부터 만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김은경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청소년 정책기관에서 사이버불링의 폐해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법과 제도로 강력하게 금지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소년이 피해 사실을 알리고 해결을 위해 도움을 요청 할 수 있도록 학교에 상담지원 창구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가정에서도 부모 형제자매가 서로를 인정하고 긍정적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TSL(Thank you-Sorry-Love)이론을 바탕으로 한 가족 개입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