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고령 자영업자 전체 취업자의 9%

2025-05-16 13:00:19 게재

2차 베이비부머 964만명이 은퇴

이창용 “고령층 자산 유동화 필요”

고령층 자영업자 비중이 갈수록 늘어 조만간 전체 취업자의 1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거 노동시장에서 은퇴하면서 이들이 자영업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령층이 부동산에 쏠린 자산을 유동화하면 소비가 늘고,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 오른쪽 네번째)와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사진 왼쪽 네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 심포지엄이 15일 열렸다. 사진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주최한 ‘초고령사회의 빈곤과 노동: 정책방향을 묻다’라는 공동 심포지엄에서 ‘늘어나는 고령 자영업자, 이유와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2032년 65세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가 248만명에 달해 전체 취업자 가운데 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단일한 세대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제2차 베이비부머세대’(1964~1974년생) 964만명이 노동시장에서 은퇴했거나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령층 자영업자는 2015년 기준 142만명(취업자 대비 5.4%)에서 약 106만명이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2023년 기준 2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7위에 해당한다. OECD 가맹 국가의 평균 자영업자 비중은 16.6%이다. 한은은 “선진국일수록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대형화로 다양한 임금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자영업자 비중이 감소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와 달리 자영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심포지엄 환영사에서 고령층의 자산 유동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고령층의 부동산 같은 자산이 아무리 많아도 그 자산이 생활비로 전환되지 못하면 ‘빈곤층’으로 분류된다”며 “자산을 연금화하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이 2021년 기준 약 122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자산 유동화 수단으로 주택연금을 언급하면서 “이런 분들이 보유 자산을 유동화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황인도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주택연금이 활성화되면 소비가 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5~0.7%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노인빈곤율도 3~5%p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그 집에 계속 살면서 연금방식으로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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