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테마’ 악용한 주가조작

2025-05-16 13:00:45 게재

200억원 챙긴 13명 기소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안창주)는 15일 2차전지·양자기술·AI로봇 등 첨단기술 테마를 활용해 코스닥 상장사 3곳에서 주가조작을 벌인 일당 1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8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의 범행은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이인광 에스모 회장이 2024년 3월 프랑스에서 검거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주가조작 세력 일부가 이 회장에게 도피자금을 제공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직 검찰수사관과 사채업자, 경찰대 출신 전직 경찰 등이 포함된 일당은 1차로 2022년 11월부터 2023년까지 고가매수 주문으로 2차전지 기술 기업 중앙디앤엠(현 중앙첨단소재) 주가를 상승시켜 140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당 중 일부는 2022년 12월 해외 도피 중인 이 회장에게 주식매매 대금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당은 2차로 양자기술 테마를 이용해 주가조작을 벌였다. 유명 가수의 장인이자 탤런트의 남편인 이 모씨가 포함된 주가조작 세력은 2023년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시세조종 주문으로 퀀타피아 주가를 상승시켜 11억원 상당의 이득을 챙겼다. 뿐만 아니라 1000억원 상당의 자금조달 관련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려 5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주식 브로커인 이씨는 이 과정에서 2024년 2월 퀀타피아 거래정지를 해결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고, 성공보수로 10억원을 추가로 받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3차 주가조작 표적은 AI로봇 기술이었다. 일당은 엑스큐어사의 로봇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데도 “확정적이다”라는 취지의 풍문을 유포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엑스큐어 주식은 이 영향으로 2024년 7월 1일 주당 3470원에서 같은 달 31일에는 1만1500원까지 상승했다. 올해 7월 15일 현재 주가는 3335원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 범행이 시세조종, 사기적부정거래, 미공개정보이용 등 자본시장법에서 의율하는 주요 범행을 모두 망라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질서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전직 검찰수사관을 구속기소한 뒤 15일까지 6차례에 걸쳐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범죄수익 박탈을 위해 부동산과 고급 차량 등 30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서도 추징보전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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