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13.6조 순매도
4월 역대 최대 규모 이탈 … 9개월 연속
미 관세전쟁 불안감 작용 … 채권은 순투자
외국인들이 지난달 국내 주식 시장에서 13조592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월간 순매도 규모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상호관세 부과 우려에 국내 상장기업 주식을 대규모로 팔아치운 것이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8월부터 국내 주식 시장에서 9개월간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4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주식 13조5920억원을 순매도했고 상장채권 11조2590억원을 순투자해 총 2조3330억원을 순회수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코스피에서 12조3200억원, 코스닥에서 1조272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한달 간 13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13조4500억원) 이후 처음이고, 규모는 더 컸다. 그 이전에는 2007년 8월(9조원)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도한 규모는 18조7460억원에 달한다. 순매도가 시작된 지난해 8월부터 9개월간 누적 규모는 40조원이 넘는다.
지난달에는 유럽지역에서 10조1000억원을 순매도했고, 미주(1조6000억원), 아시아(8000억원) 순으로 매도 규모가 컸다. 국가별로 보면 영국이 8조9000억원, 미국이 1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순매도 규모는 영국이 8조319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싱가포르(4조2740억원), 룩셈부르크(2조2160억원), 노르웨이(1조1350억원) 순이다.
국내 채권 시장에서는 외국인은 지난달 15조5050억원을 순매수하고 4조2460억원을 만기상환 받아 11조2590억원을 순투자했다.
관세전쟁에 따른 미 국채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국내 채권 투자에 따른 차익거래유인이 커지면서 외국인 채권 투자가 증가했다. 지난달 국채에 11조2000억원, 통안채에 2000억원을 순투자했다. 잔존만기 5년 이상(3조2000억원), 1~5년(6조5000억원) 미만, 1년 미만(1조6000억원) 채권에서 모두 순투자를 했다.
4월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잔존만기 5년 이상 채권은 128조5000억원(44.4%)으로 가장 많고 1~5년 미만은 93조1000억원(32.2%), 1년 미만은 67조9000억원(23.5%)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