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송이 장미 활짝…주민 모두 홍보대사

2025-05-19 13:00:03 게재

중랑구 17회 ‘중랑 서울장미축제’

지역예술인 공연에 밤마실 영화제

흰색과 분홍색 보라색이 섞인 커다란 꽃모자에 보랏빛 티셔츠, 주황색 장미를 꽂은 모자에 주황색 조끼와 커다란 주황색 장미 모형, 회색 티셔츠에 공작새 깃털처럼 화려한 부채….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랑구 묵동 장미꽃빛거리. 각양각색 장미를 본뜬 차림을 한 주민들로 거리 전체가 북적인다. 공공 키즈카페를 이용하는 어린이부터 60·70대 주민들까지 흩날리는 빗방울에도 아랑곳없이 흥을 발산하느라 여념이 없다. 류경기 구청장도 빨간 장미꽃과 녹색 잎을 형상화한 스카프 차림으로 자연스레 주민들과 섞인다. 오후 3시가 되자 고적대며 동별 사물놀이패 음악에 맞춰 중랑천으로 행진이 시작된다. 거리를 메운 주민들은 사진과 영상을 남기느라 함께 분주하다. 행진하는 이들과 맞춰 어깨를 들썩이고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지난 16일 막을 올린 제17회 중랑 서울장미축제가 오는 24일까지 이어진다. 류경기 구청장이 퍼레이드를 준비하는 주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중랑구 제공

19일 중랑구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장 예쁜 축제’를 표방하는 ‘중랑 서울장미축제’가 지난 16일 막을 올렸다. 올해로 17회가 됐는데 주민들 참여와 호응은 매년 커지고 있다. 1000만송이 장미와 어우러진 축제는 오는 24일까지 이어진다.

‘중랑 서울장미축제’는 여타의 축제와 달리 주민들이 꾸미고 스스로 즐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16일 걷기대회에 이어 펼쳐진 ‘장미 퍼레이드’가 대표적이다. 16개 동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드는 축제의 꽃이다. 구 관계자는 “동별로 100~130명씩 모집했는데 150명씩 몰려 물품이 부족하기도 했다”며 “당초 50명을 얘기했다가 70명 100명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장미 행진에 참여한 주민만 1500명에 달한다.

빨강 주황 보라 초록 등 장미를 대표하는 8가지 색깔 중 추첨을 거쳐 동별로 대열을 꾸몄다. 주민단체 회원과 일반 주민까지 120여명이 참여한 중화1동은 빨간색을 뽑았다. 주민들은 ‘계절의 여왕 5월’ ‘꽃의 여왕 장미’에서 착안해 여왕 2명과 호위하는 왕자 2명, 용과 기사단 등을 배치했다. 빨간 풍선과 빨간색 과일을 본뜬 조끼, 장미꽃 팔찌까지 모두 주민들이 직접 준비했다. 김경하(51) 총무는 “주민들 대부분 두세차례씩 퍼레이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며 “모든 걸 수작업으로 하기로 하고 한달 이상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흰색을 뽑은 면목2동은 ‘장미와 함께하면 면목2 선다!’를 주제로 행렬을 꾸몄고 면목3·8동은 초록에 기반해 ‘38 광땡 왔수다’를 선보였다. 면목5동은 녹색을 활용해 ‘갑돌이가 갑순이에게 장가가는 날’을, 주황색 상봉2동은 ‘어린왕자와 함께 떠나는 장밋빛 여행’을 준비했다. 신내2동은 파랑색으로 ‘신2나는 17년 장미 여정’을 꾸몄다. 류경기 구청장은 “장미축제는 주민 손으로 만들어가는 축제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퍼레이드를 준비하면서 동별로 마음을 모은 그 시간이 중랑을 키워가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가 함께 성공적인 축제를 기원한 걷기대회와 장미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왕중왕’을 뽑는 장미가요제까지 주민들이 준비한 시간이다. 오는 24일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구립 실버악단 등 지역 예술인들이 선보이는 ‘중랑 아티스트 페스티벌’로 축제가 마무리된다. 그동안 중랑장미 역사정원과 장미터널 등은 상설로 즐길 수 있고 수림대 장미정원에서는 지역문화 예술단체 공연과 ‘장미 밤마실 영화제’가 이어진다. 인근 점포에서는 10% 할인 혜택을 준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장미를 즐기면서 회복하고 화합하는 중랑 서울장미축제는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도심 속 대표 꽃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며 “오는 24일까지 계속되는 ‘중랑 장미주간’에 끝까지 많은 관심과 방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