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용등급 강등에 금융시장 긴장

2025-05-19 13:00:10 게재

무디스, Aaa에서 Aa1로

정부부채에 심각한 경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7일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등급 ‘Aaa’에서 ‘Aa1’로 한단계 낮췄다. 등급 강등 배경은 막대한 정부부채와 이자비용 증가다. 이는 미국의 대규모 정부부채에 대한 심각한 경고로 미 국채 시장 등 주요 금융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셀아메리카’가 현실화하면 세계 채권시장 혼란이 오면서 다른 주요국들 역시 금융시장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다.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17포인트(0.50%) 내린 2,613.70에, 코스닥은 3.80포인트(0.52%) 내린 721.27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일본 주식시장은 0.5%대 하락세로 장을 출발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9시 40분 현재 2615.59로 전일대비 0.43% 떨어졌고 코스닥은 715.97로 1.26% 급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108년 만에 강등했다.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배경으로 정부부채 비율과 재정지출에서 이자 지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높다는 점을 제시했다.

등급 변경 보고서에서 무디스는 “지난 10여년 간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속적인 재정적자로 인해 급격히 증가했고, 연간 연방 재정지출은 증가한 반면 감세정책으로 재정수입은 감소했다”며 “재정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정부부채에 대한 이자지급도 현저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국채 이자비용을 포함한 의무적 지출이 미 연방정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3%였지만 2035년에는 78%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백악관은 이번 신용등급 강등을 바이든정부 탓으로 돌렸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도 이번 강등은 후행지표에 불과하다며 이미 모든 것이 시장에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한 시장전문가들은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한편에서는 기록적 수준의 미국 재정적자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이미 스탠더드&푸어스(S&P)와 피치 등은 이미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바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뒤늦은 예고성 강등의 성격이 짙고 이미 2차례에 걸친 신용등급 강등에 학습효과를 체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강조했다.

반면 미국의 대규모 부채문제에 주목했다. 글로벌 신평사 중 무게감이 큰 무디스의 등급 하향조정은 미국 정부와 의회에 미치는 시사점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정부부채 문제를 더 심도 있게 봐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며 “당장 미국금리가 반등하고 일부 미국 자산들의 신뢰성 타격에 관심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관건은 미국 재정 리스크로 미국 장기국채금리 안정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국내에서 주식시장보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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