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뜨거웠던 장외전…각 당, TV토론 중 열띤 팩트체크
첫 TV토론 중 각 당 선대위, 상대 후보 발언 오류 실시간 지적
민주당 17건·개혁신당 9건 내고 공방 … 국민의힘, 뒤늦게 2건
18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1차 TV토론회 와중에 장외에선 더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각 당 선대위가 타당 후보 발언의 오류나 자당 후보 공세에 대한 반박을 ‘팩트체크’ 방식의 설명자료를 취재진에게 제공하며 적극적인 장외전이 벌어졌다. 기존에는 주로 언론에서 해오던 방식을 선대위가 차용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팩트체크 장외전’의 포문을 연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였다. 이 후보 선대위는 토론회가 시작된 지 17분 만에 첫 팩트체크를 내보내더니 토론회가 끝난 이후까지 총 17건의 ‘민주당의 팩트체크’라는 제목으로 자료를 냈다.
첫 팩트체크 내용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발언 중 “지금 우리나라 청년등 50만명 이상이 그냥 쉬었습니다”라는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 4월 고용동향 통계를 인용하며 “50만명이 넘었던 것은 24년 12월 고용동향이었다”면서 “50만명 이상 청년이 쉰 것은 윤석열정부 시기이고, 윤석열정부의 고용노동부 장관은 김문수 후보”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발언도 팩트체크 대상으로 삼았다.
이준석 후보가 정년연장이 청년세대 일자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민주당 선대위는 즉각 팩트체크 공지문을 내고 “정년연장과 청년일자리의 상관관계는 학계에서도 찬반의견이 나뉜다.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도 다수 있다”면서 “민주당은 당내 TF를 구성해 이해당사자인 노동계, 경영계, 청년들과 사회적 대화를 추진중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에 대해선 “논란이 있는 정년연장과 청년세대 고용효과를 악의적으로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토론회가 시작된 지 35분 만에 첫 팩트체크를 취재진에게 제공한 이후 총 9건의 팩트체크를 내놨다.
특히 정년연장과 청년세대 일자리 상관관계에 대해선 “정년연장이 청년세대 고용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다양한 통계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등의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반박하는 동시에 민주당 선대위의 팩트체크를 반박한 셈이다.
이후에도 민주당과 개혁신당은 팩트체크와 팩트체크 재반박을 통해 장외설전을 이어갔다.
풍력발전이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발전원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의견이 갈린 데 대해 민주당은 팩트체크에서 국제에너지기구 자료를 대며 “2024~2035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소비 증가의 65%가 풍력, 배터리 저장이 14% 정도일 것으로 분석했다”면서 “풍력발전기와 에너지저장체계(ESS)로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이재명 후보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은 ‘민주당의 팩트체크 재반박’을 내고 “한국의 해상풍력 단가는 미국에 비해 3배 가량 비싸다”면서 “타국의 풍력에너지 생산단가를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타국의 데이터센터의 풍력에너지 비중을 한국에 적용하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맞받았다.
민주당과 개혁신당이 팩트체크 장외설전을 벌이는 동안 국민의힘은 침묵을 지키다 9시반경부터 대응하기 시작했다. 김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의 노란봉투법과 ‘호텔경제론’ 관련해 각각 한 건씩 팩트체크를 내보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노란봉투법은 헌법과 민법에 안 맞다”고 TV토론에서 주장한 데 대해 민주당이 공격하자 이를 팩트체크를 통해 반박하고 나섰다. 김 후보측은 “노란봉투법은 불법행위에 대한 부진정 연대 책임을 부정하는 것으로 헌법과 민법의 예외를 주장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의 주장은 위헌위법성을 정확히 지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벌어진 ‘팩트체크’ 장외전은 처음 시도되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신선함을 줬다. 다만 취재진에게만 제공됐다는 점, 중립적인 시각에서 팩트체크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는 형식이었다는 점 등에서 기존 ‘해명자료’와 별 차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