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약, 부작용 없는 맞춤형 치료 길 '활짝'…개발 기간 3배 단축
모바일 AI 웨어러블 기술 적용
14조원 시장에 IT·제약 협업
디지털치료제가 모바일 인공지능 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해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올해 시장규모도 100억달러로성장할 전망이다.
강성지 웰트 대표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발행한 정책보고서에 실린 ‘디지털 치료제의 현황과 전망’ 주제 글에서 “디지털 기술이 환자 중심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데이터 기반 ‘초정밀 치료’가 가능해졌다.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보다 연속적이고 혁신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19일 밝혔다.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 관리 및 치료하는 신개념 치료 기법이다. 환자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여 맞춤형 치료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존 화학생물학적 치료제와 달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인공지능(AI) △웨어러블 기기 등을 활용하여 환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치료제는 전통적인 의약품과 달리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환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특징을 갖는다. 또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치료 효과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한 번 개발된 후에도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 기존 약물 치료제와 비교하여 비용 절감과 환자 접근성 향상의 이점이 있다. 약물 부작용 없이 치료 제공이 가능하다.
◆근거기반 개인 맞춤형 치료 제공 =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 임상과 동일한 수준의 과학적 근거를 요구하며, 미국 식품의약국, 유럽 의약품청,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받아야 한다.
웨어러블 센서와 AI 분석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실사용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정밀한 치료 효과 분석이 가능하다.
FDA와 EMA는 최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뒤센근이영양증, 심방세동 환자를 위한 디지털 평가변수 기반 임상시험을 승인하며,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의 임상적 유효성 검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환자의 실시간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여 증상 변화에 맞춰 치료 방법을 조정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하여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데이터 기반의 정밀 치료 접근이 가능하다.
독일의 디지털 헬스 애플리케이션 제도에서는 현재 56개 이상의 디지털 치료제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도 처방형 디지털 치료제 제도를 통해 디지털 치료제의 급여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 신약 대비 개발 비용이 현저히 낮으며, 제품 출시 속도 또한 빠른 장점이 있다.
물리적 제조 공정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으며,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이 용이하다.
초기 연구개발 비용이 낮아 스타트업 기업들의 진입이 용이하며, 기존 제약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통 제약 시장과의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독-웰트, 한미약품-베이글랩스, 노바티스코리아-에버엑스 등 다양한 협업 추진되고 있다.
◆정신·만성질환 위주로 개발 출시 = 주로 정신건강, 만성질환, 신경과 질환 위주로 개발되어 출시되어 있다.
2024년 10월 기준 미국에서는 37개(외래 환자 투약 애플리케이션 포함 46개의 디지털 치료제가 승인을 받아 시장에 출시됐다. 독일 56개, 영국 20개가 출시됐다.
한국 2025년 1월 기준 5개의 디지털 치료제가 식약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에임메드의 불면증 인지개선 치료제 ‘솜즈(Somzz)’, 웰트의 불면증 인지개선 치료제 ‘슬립큐(SleepQ)’, 뉴냅스의 뇌졸중 환자 시야장애 개선 치료제 ‘비비드브레인(VIVID Brain)’, 쉐어앤서비스의 호흡 재활 운동 치료제 ‘이지브리드(EasyBreath)’, 뉴라이브의 이명 치료용 디지털 치료제 ‘소리클리어(SoriCLEAR)’가 출시됐다.
SleepQ(불면증 치료제)는 웰트에서 개발한 인지행동치료 기반의 디지털치료제다. 수면 패턴을 분석하고 사용자 행동 변화를 유도하여 수면의 질을 개선한다. 임상시험 결과, 수면 효율(Sleep Efficiency)이 15.1% 향상됐다. 기존 약물 치료와 비교했을 때 부작용이 적은 대안으로 평가된다.
EndeavorRx(ADHD 치료제)는 아킬리 인터랙티브(Akili Interactive)에서 개발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용 디지털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게임 기반 치료제다. 비디오 게임을 활용하여 환자의 집중력과 인지 기능을 개선하며, 임상 연구를 통해 어린이 ADHD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입증됐다.
Rejoyn(우울증 치료제)는 오츠카 제약과 클릭 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한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다. 인지행동 치료 및 AI 기반 정신건강 관리를 지원한다. 환자의 기분 변화, 생활 습관 및 치료 반응을 분석하여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공한다. 기존 약물 치료와 병행했을 때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FDA의 혁신 의료기기 지정을 받아 신속한 승인 절차를 진행하였으며, 우울증 환자의 장기적인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제적 글로벌 표준화·규제 대응 필요 = 2025년 글로벌 디지털치료제 시장 규모는 100억달러(약 14.5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유럽 등 각국에서 디지털 치료제를 정식 의료 솔루션으로 인정함에 따라 처방형 디지털 치료제의 보험 적용 범위도 확대되면서 성장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제약사와 IT 기업 간 협업이 증가하며, AI 빅데이터 기술과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추세이다. 기존 제약사뿐만 아니라,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술 기업도 헬스케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기존 신약 대비 개발 비용이 30~50% 절감되며 임상시험 진행 속도도 빠른 것이 특징이다. 기존 신약이 개발부터 승인까지 평균 10~15년이 소요되면 반면, 디지털치료제는 3~5년 내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 제약사와 협력하여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 AI와 결합한 디지털치료제는 신약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과 융합하여 차세대 정밀의료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치료제가 효과적이지 않았던 난치성 질환 치료 분야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 대표는 “기술 발전과 규제 변화에 따라 디지털치료제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디지털 치료제의 특성을 반영한 탄력적 보험 수가 적용 및 경제성 평가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며 나아가 선제적 글로벌 표준화 및 규제 대응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