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는 벌써 한여름…폭염 판촉 가동
에어컨 판매시기 당기고 냉감의류·편의점 생맥주 ‘재무장’
냉방가전 매출 67 %↑… ‘불확실성 도시더위’ 해법 제안도
유통가는 벌써 한여름이다. 아침 저녁으로 두꺼운 이불을 찾게하는 요즘이지만 냉방제품 판촉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기후재난으로 길고 지루한 폭염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 편승한 모양새다. 대형마트는 대규모 냉방가전 할인판매 행사를 예년보다 서둘러 시작했다. 패션업계는 겨우내 잠자고 있던 냉감의류를 일찌감치 꺼내 들었다. 편의점 생맥주 제조기계도 가동 중이다.
이마트는 “올해도 장기간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상반기 최대 규모의 냉방가전 행사를 예년보다 일찍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폭염과 가을 늦더위를 경험하며 여름을 미리 대비하려는 얼리버드 수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통상 6월부터 시작하는 대규모 행사를 앞당긴 셈이다.
실제 이마트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4일까지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긴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트레이더스에서 에어컨 매출은 67%나 급증했다. 평균 8~9년마다 돌아오는 에어컨 교체 주기까지 겹쳐 올해 여름까지 에어컨 매출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이마트 측은 예상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가 29일까지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가전 할인판매와 상품권 증정 프로모션에 나선 이유다. 이마트는 이 기간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 서큘레이터 등 냉방가전을 대대적으로 할인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에어컨을 일찍부터 장만하시려는 소비자가 많아 대규모 냉방가전 행사를 앞당겨 진행한다”며 “연이은 폭염과 에어컨 교체주기에 맞춰 기존보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 혜택을 최대치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의류업계도 이달초부터 냉감의류 판매전에 나서고 있다. 아이더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업계는 기술적 차별화를 앞세워 새로운 냉감 아웃도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유니클로의 경우 기후변화 설문조사를 통해 기술적 우위를 내세우는 록인(충성고객 확보) 전략을 가동했다. 유니클로는 서울 런던 파리 뉴욕 상하이 방콕 도쿄 등 7개 도시에서 매주 1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7052명을 대상으로 2024년 12월 16일부터 2025년 1월 3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유니클로 측은 “‘도시 생활을 위한 새로운 드레스코드’라는 제목의 에어리즘 글로벌 설문조사에 따르면 세계 대도시에서 거주하고 근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땀 분비로 인해 업무 생산성이 저하되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사회 활동에도 방해가 된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니클로 에어리즘 같은 기능성 속옷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어떤 날씨에도 쾌적하고 즐거운 일상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라이프웨어 제품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도시 더위를 견딜 해법으로 유니클로 에어리즘을 제안하고 있는 셈이다.
편의점업계는 자체브랜드 생맥주를 폭염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0월 편의점 최초로 생맥주 ‘생드래프트비어’에 이어 탄산감을 높여 청량한 생맥주의 맛을 극대화 시킨 ‘생스트롱비어’를 선보였다”고 19일 밝혔다.
생드래프트비어는 효모를 사멸시키지 않은 상태로 제품을 생산해 그대로 캔에 담은 ‘리얼생맥주’라는 게 세븐일레븐 측 주장이다.
또 소비기한이 시판 중인 캔맥주 소비기한의 8% 밖에 되지 않아 탱크에서 직접 뽑아 마시는 신선한 생맥주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세븐일레븐 측은 “맥주 임계온도인 26도에 이르기 시작하는 시점에 맞춰 새로운 생맥주 상품 생스트롱비어‘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3년간 맥주 매출 동향 조사결과 낮 최고 기온이 맥주의 임계 온도인 26도를 상회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매출이 급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 지난해 월별 맥주 매출 현황에 따르면 4월부터 매출지수가 100을 넘어서기 시작했으며 여름이 절정에 이르는 8월 매출지수 또한 평균값보다 약 30%p 높게 나타났다. 매출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매출이 평균보다 높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매출이 그만큼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올 여름 극단적인 폭염이 예측되고 있는 만큼 무더위 속 지칠 고객 분들을 위해 청량감이 좋은 생맥주 상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