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손보, 앞다퉈 장기 건강보험 상품 출시
고객이 보장 내용·횟수도 직접 선택
건강관리 잘하면 보험료도 낮아져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은 물론 손해보험에서도 장기간 계약자의 건강관리를 도와줄 건강보험상품과 특약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 계약자로서는 보험사와 보험상품과 차이를 알아내기 힘들 정도다. 여행자보험처럼 3분 만에 가입할 수 없어 전속설계사 또는 법인대리점(GA)을 통해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티끌만큼이라도 경쟁사와 차별화하려고 상품 개발부서가 노력한다”고 말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인터넷뇌심 건강보험’을 출시하면서 올해에만 4개 건강보험상품을 내놨다. 노인성질환을 보장하는 내용이 공통적이다.
뇌질환과 심혈관 질환에 대해 진단 전 검사까지 보장하는 ‘다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4’를 시작으로 입원이나 수술을 하지 않은 (보험)무사고인 경우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상품도 눈길을 끌었다.
최근 출시한 인터넷뇌심 건강보험은 설계사 없이 계약자가 모니모, 인터넷 등으로 직접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보험료를 최대한 낮춘 것이 특징이다. 설계사 등에게 지급할 수수료를 아예 빼서 보험료를 낮춘 것이다.
삼성생명이 매달 신상품을 내놓는 것과 별개로 한화생명은 1월 초 한꺼번에 3개 상품을 출시했다. 매년 사망보험금이 증액되는 H종신보험과 상속세 재원을 준비하는 제로백H 종신보험, 각종 질환에 대한 보장을 확대해 놓은 뇌심H건강보험 등을 내놨다. 종신보험의 경우 계약자가 사망한 이후 유족들에게 혜택이 집중되도록 설계했다.
흥국생명과 DB생명, 푸본현대생명 등도 신상품 경쟁에 합류했다. 특히 DB생명 ‘실속N 7대질병 건강보험’은 생명보험협회로부터 보험 특허로 불리는 배타적사용권을 받기도 했다. 이 상품은 계약자가 보험사로부터 받고 있는 보장횟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한 만큼 보험료를 내는 방식이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자 DB생명은 후속 상품인 ‘실속N 5대질병 건강보험’을 내놓기도 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새로운 방식의 건강보험 상품 ‘보장 어카운트’를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보험은 보험에 가입하고 치료나 수술을 받지 않는 등 건강상태를 유지하면 납입한 보험료의 최대 52.5% 돌려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도 장기건강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에 경증이나 중증의 유병자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했고, 아예 당일 입퇴원을 했더라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었다. 보험에 가입한 후 갱신할 때 건강상태가 나아졌다면 종전보다 낮은 보험료를 내게 하는 등 서비스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장기 건강보험에 신경을 쓰는 것은 위기감이 주효하다. 그동안 아이디어 상품인 미니·단기보험의 경우 수익성이 높지 않아 ‘노력한 만큼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한 결과 장기 건강보험이 운용·수익면에서 안정적”이라며 “초고령화사회로 인해 고령 가입자들에게 지급할 보험금이 늘어날 텐데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장기 건강보험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