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 직접투자 10년간 사실상 ‘정체’

2025-05-21 13:00:03 게재

작년 152억달러, 2015년보다 적어 … 신고액과 실제 투자액 격차 커져

수도권 투자 비중 77.8% “쏠림 해소해야” … 유입 대비 유출 비중 확대

외국인들의 국내 직접 투자 규모가 최근 10년간 사실상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액은 크게 늘었지만 실제 자금이 송금 완료된 투자액은 차이가 컸다.

19일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간한 주간KDB리포트 ‘우리나라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는 신고기준으로 345억7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도착기준으로는 152억달러에 그쳤다.

신고기준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투자 신고 금액이고, 도착기준은 국내에 실제 송금을 완료한 금액이다. 두 기준의 차이는 신고와 도착 간의 시차, 투자 지연·취소 등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다.

보고서는 “2021년 이후 신고와 도착금액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은 조달 금리가 낮아질 것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송금 지연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고기준 FDI 유입액은 2015년 209억1000만달러에서 지난해 345억7000만달러로 급증했다. 하지만 도착기준 유입액은 2015년 166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52억달러로 오히려 감소했다. 2021년 179억4000만달러로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명목 GDP 대비 FDI 유입액 비중은 2023년 도착금액 기준 1.1% 수준으로 캐나다(2.3%), 호주(1.7%), 프랑스(1.4%) 등 주요국 대비 낮다.

또 최근 10년간 해외직접투자(유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유입 대비 유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FDI 유입 대비 유출 비중은 2015년 1.8에서 2018년 3.0, 2021년 4.3, 지난해 4.2로 커졌다.

주요 산업별 연평균 FDI 유입액(도착기준)을 보면 금융·보험이 최근 10년간 꾸준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더욱 증가했다. 금융·보험 분야 유입액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금액은 44억5000만달러, 최근 3년간 연평균 금액은 60억2000만달러로 커졌다.

정보통신 분야는 최근 3년간 연평균 21억3000만달러, 화학 및 화학공업(화공) 분야는 같은 기간 19억8000만달러, 전기·전자 18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기계장비·의료정밀은 5억8000만달러, 의약은 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정보통신과 화공은 전통적인 중요 산업으로 꾸준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기·전자, 기계장비·의료정밀, 의약 산업은 최근 들어 투자가 확대되며 최근 10년 대비 최근 3년 평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투자 비중은 수도권 77.8%, 서울 54.7%를 기록했다. 10년 평균도 수도권 77.9%, 서울 57.0%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내 생산 증대, 고용 창출 등의 긍정적 효과를 유발하는 외국인직접투자를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하는 한편 수도권 쏠림 현상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 외국인 근로자 지원 확대 등 외국인 직접투자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FDI 유입이 확대되고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반도체, 바이오 등의 산업에 대한 투자 유인을 제고해 첨단전략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수도권 경제자유구역 지정 확대와 운영 내실화, 지자체별 추가 인센티브 제공 및 특화된 홍보전략 등을 통한 수도권 집중 완화 필요성도 제시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이경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