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투표독려’ 단체장 따라 제각각
민주당, 투표율 높이기 사활
국민의힘 ‘선거관리’에 주력
6.3 조기 대선에 임하는 지자체들의 분위기가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단체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지자체들은 투표율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 소속인 지자체는 투표독려 활동보다 선거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1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12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동시에 자치단체장이 민주당 무소속 등 야권인 광주·전남·전북은 광역·기초 모든 지자체들이 투표참여 캠페인 등을 벌이며 투표율 높이기에 나섰다.
대표적인 곳이 광주지역이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광주 5개 구청장, 이정선 광주교육감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을 통해 국민이 주권자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하길 바란다”며 "이번 대선에서 역대 대선 최고 투표율인 92.5%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서구는 대한민국 음식 명장들과 손잡고 음식에 투표 참여 문구가 적힌 투표깃발을 꽂거나 ‘투표빵’을 출시하는 등 이색 캠페인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문 인 광주 북구청장의 경우 광주 자치구 중 투표율 1위를 하면 물놀이장 개장 시 물풍선을 맞겠다는 등 이색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서울·경기지역 지자체의 투표독려 활동은 단체장 소속 정당에 따라 확연히 갈린다.
경기도의 경우 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인 안양·광명·시흥·안성·화성·부천시 등이 투표율 높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안양시는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시민들의 참정권 행사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19일 ‘공명선거 및 투표율 제고를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안양시는 온라인과 게시판 등을 통한 기존 홍보방식을 넘어 시민생활 속으로 더 다가가기 위해 대중교통·청소차량 등을 활용, 투표독려 활동을 확대하기로 했다. 광명시도 이날 유동인구가 많은 시청 잔디광장, 광명시민체육관 잔디광장, 안양천 산책로에 투표참여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 조형물은 투표 인증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투표존 형태로 만들었다.
서울에서도 은평구 성북구 등 단체장이 민주당인 지자체들이 투표 독려에 나섰다. 은평구는 오는 29~30일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출근시간 주요 지하철역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연상케 하는 복장과 명함을 활용한 거리 캠페인을 펼친다. 이승로 성북구청장도 ‘투표에 희망을 담아보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지역철역 등에서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강원·충청지역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소속 조병욱 충북 음성군수는 지난 17일 전통시장을 찾아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였다.
반면 단체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지방자치단체들은 아직까지 투표독려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거나 소극적인 분위기다. 국민의힘 소속 김동일 충남 보령시장 등 일부 단체장이 ‘투표 독려 단체장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한 정도다. 다른 지자체들은 공직자 정치중립 강화 등 선거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울산시는 대선 관리를 위해 지난 4월 17일부터 ‘공명선거 상황반’을 설치해 운영 중이며 선거 과정의 투명성 확보와 시민들의 투표 참여 독려에도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지역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가 해야 할 선거사무는 동일하겠지만 투표참여 독려 등 캠페인 활동은 단체장의 성향이나 지역 상황 등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태영·방국진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