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샤이 보수’ 끝내 샤이? 막판 결집?

2025-05-21 13:00:25 게재

대구·경북, 부·울·경 향배 따라

김문수 ‘추격 발판’ 마련하거나

이재명 ‘과반 득표’ 힘 실어주거나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권 표심이 21대 대통령 선거 종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샤이 보수’ 결집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막판 추격에 성공할지 아니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영남 지역 역대 최다 득표로 선전하며 전체 과반 득표로 당선될지가 영남 표심에 달렸기 때문이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 진영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거둬 호남뿐만 아니라 충청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의 손실분을 만회하면서 승리했다.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구 경북에서 70%가 넘는 득표율을 가져갔고 부산 경남에서도 50%대의 지지를 받으며 박빙 승부 대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와 관련해 김재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비서실장은 지난 16일 YTN 인터뷰에서 “역대 대선에서 대구 경북 지역 총 유권자의 투표율이 80%를 넘고, 투표율이 80% 넘은 중에서 득표율도 80%를 넘어야 다른 지역에서 패배하더라도 전체 대선에서 승리하는 구도가 형성이 됐다”면서 “현재 대구·경북, 부울경에서의 부진은 뼈아픈 부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보수 진영 후보에게 영남권 표심이 가지는 의미가 크지만 김 후보의 지지율을 보면 현재까지는 승리 구도를 만들기에 벅찬 상황이다. 최근 이뤄지는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영남 지역 지지율 흐름을 보면 지난 13~15일 실시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구 경북 지역에서 김문수 48%, 이재명 34%였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김문수 39%, 이재명 41%를 기록했다.(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16~18일 실시한 넥스트리서치-MBN·매일경제 조사에서는 대구· 경북 김문수 46.9%, 이재명 34.7%로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김문수 41.3% 이재명 36.1%였다.(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18~19일 진행된 YTN-엠브레인리퍼블릭 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지율은 김문수 58%, 이재명 30%로 집계됐다. 부·울·경 지역은 김문수 44%, 이재명 43%로 박빙이었다.(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각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오히려 이 후보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30%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전체에서 절반이 넘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공산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대선에서 부산·울산·경남에서도 38% 정도의 지지를 받은 이 후보의 대구·경북 지역 득표율은 23% 수준에 불과했다.

보수 진영 결집이 두드러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TK에서는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약속 파기, 한덕수 전 총리로의 단일화 실패에 대한 실망감 같은 게 남아 있는 상태”라면서 “여기에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라는 이미지로 지지를 받아왔는데 그것도 지금은 애매모호한 행보를 보이면서 TK 보수 지지층 결집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샤이 보수’의 막판 결집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동훈 전 대표도 반쪽 선거를 하고 있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적극적인 지지 메시지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샤이 보수들도 끝내 샤이한 채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현재 보수는 ‘탄핵을 반대한 보수’와 ‘탄핵을 찬성한 보수’로 갈라져 있다. 탄핵을 찬성한 보수 입장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나온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보수 재결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의 전체 과반 득표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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