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닭파동에 국내 순살치킨 휘청
1분기 수입량 5만4천톤 중 4만천톤 브라질산 … 미국 태국 등 수입선 다변화 필요
브라질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이 국내 치킨업계에 공급 불안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브라질 남부 리우그란데도술주 소재 종계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확진되면서 브라질산 가금류에 대한 수입이 금지된 가운데 정부가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육계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육계계열업체에 걸어놓은 종계의 육계 병아리용 계란 생산 주령을 해제해 추가입식을 가능하도록 했다고 21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현재 64주령으로 제한돼 있는 육용종계의 생산주령 규정도 풀 것으로 보인다. 64주령 이후에도 계란을 생산하는데 문제가 없는 종계는 육계 병아리를 생산하는 계란을 낳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육계시장 1위 하림도 안정적 수급 균형을 위해 닭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하림은 이달과 다음 달 육계 공급량을 작년 동기보다 5% 이상 더 늘리기로 했다. 또 닭고기 수요가 증가하는 7~8월에는 공급을 작년 동기보다 10%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하림 측은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금지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태국과 미국 등 수입국 다변화와 국내 닭고기 생산업체 수급 조절로 대응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국민의 주식과 간식인 닭고기의 수급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닭 공급 확대 계획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유통 닭고기 자급률은 80% 정도로 나머지 20%는 브라질에서 수입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FTA이행지원센터의 1분기 닭고기 수입동향에 따르면 5만4000톤이 수입됐고 이중 4만6000톤이 브라질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닭고기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치킨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치킨 업체의 경우 뼈 치킨은 국내산을 주로 사용하지만 순살 치킨은 공급이 안정적이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브라질산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최근 순살 치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브라질산 수입이 증가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브라질 닭 파동은 국내 치킨업계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닭고기 가격이 오르면 치킨 등의 소비자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주요 닭고기 수입업체가 2~3개월 정도 사용할 물량을 비축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브라질산 수입 중단에 따른 대책으로는 태국·중국 등 제3국 수입 확대와 종란 수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언제쯤 재개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려면 최종 발생 농장에서 살처분이 완료된 후 28일간 추가발생이 없고, 28일간 바이러스 순환증거가 없어야 한다. 이를 입증해 비발생국 지위 획득 보고서를 세계동물보건기구에 제출한 후 인증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서 최종 발생일로부터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는 데까지 초기는 6개월에서 최근에는 2개월 정도 소요됐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