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5차 5개년 계획, 무역전쟁 약점 보강할까
SCMP “소비·혁신주도 경제성장이 관건”
경제패권을 놓고 미국과 싸우는 중국이 지구전에 대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중국은 현재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발전계획 초안을 작성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에서 드러난 경쟁우위는 더욱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일 ‘15차 5개년(2026~2030) 경제발전계획’에 대한 국민적 피드백을 요청했다. 한달간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중앙방송총국 공식홈페이지 등 온라인을 통해 국민적 의견을 수렴한다.
15차 계획은 중국 지도부의 전략적 사고를 반영해 과학발전과 경제현대화에 방점을 둘 방침이다. 사회경제적 목표치가 명시된 최종 종합안은 내년 3월 공개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지도부가 △첨단기술 발전 △제조업 회복력 △내수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 주 석이 기회가 닿을 때마다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첨단기술, 고효율, 고품질의 특성을 갖는 선진적인 생산력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지난달 말 지방 고위관료들이 모인 심포지엄을 주재하며 “15차 계획은 국내경제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개혁개방정책과도 일치해야 한다”며 “향후 5년 중국의 발전은 실물경제에 뿌리를 둔 기술혁신이 주도해야 한다. 그리고 전통산업을 질적으로 개선하고 인민의 복지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국제적 환경의 변화가 중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며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중국 경제구조를 최적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 부주임을 지냈고 14차 계획 수립에 참여했던 양웨이민은 “중국은 지난 5년 동안의 경제성장률 5%를 향후 5년 동안에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경제는 향후 5년 38조위안(약 5조3000억달러)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SCMP는 “양 전 부주임의 예측은 중국의 잠재성장률 4.0~4.5%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중국기업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초 리서치노트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15차 기간 동안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잠재성장률은 약 4.5%로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중국 잠재성장률이 향후 5년 4.88%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중국이 새로운 성장모델을 채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 전 부주임은 “내수 확대로 경제성장을 주도해야 한다. 이는 수출부문에서 고속성장을 유지해야 하는 중국에겐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은행 정책고문 왕이밍은 지난주 열린 칭화대 글로벌 금융포럼에서 “인구 감소와 원천기술 부족, 신성장 부문으로의 미흡한 전환은 중국 경제개발에 지속적인 도전과제”라며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압박은 투자와 수출 주도 성장모델에서 소비와 혁신이 주도하는 모델로의 전환을 강제하고 있다. 개혁심화와 개방확대가 돌파구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