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권한대행 '시장놀이' 구설수

2025-05-22 13:00:03 게재

과도한 의전, 사무실 이전

“권한대행 선 넘었다” 지적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선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대구시 안팎에서 시장 권한대행의 행보를 두고 각종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내부 직원에 대한 권위적인 태도 등으로 ‘갑질 논란’을 빚은데 이어 관용차 변경, 사무실 시장실 이전, 관사 이사 요구 등 과도한 의전 챙기기로 입방아에 올랐다.

또 언론사 간부 접촉과 기관 방문 등 활발한 대외활동에 이어 대선 직후 해외출장까지 잡는 등 선출직 시장에 버금가는 광폭행보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권한대행체제 40여 일째를 맞고 있는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은 사무실을 시장실로 옮겼다. 그동안 동인청사 시장실이 비어 있었고 행정부시장실이 좁다는 이유를 대고 있으나 권한대행이 시장실을 사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관용차도 기존 관용차보다 한 단계 높은 의전용 차량으로 바꿨다가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다시 기존 관용차로 갈아탔다.

김 대행은 또 기존 행정부시장 관사가 있는데도 경제부시장이 사용한 아파트로 이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과거 권영진 전 시장이 사용했던 시장 관사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차라리 비어 있는 홍준표 전 시장의 관사로 이사하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회의에 입장할 때 간부들이 일어서 의전하라고 지시해 내부 불만을 사기도 했다.

김 대행이 해외출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대구시는 2027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독일 뮌휀에서 열리는 국제사격연맹(ISSF) 주최 월드컵 라이플대회(6월 10~15일)를 참관한 뒤 개최의지를 표명하고 홍보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문제는 해외출장 시기가 6.3조기 대선이 치러진 후 새로운 대통령이 바로 취임하는 때라는 점이다. 시 안팎에서는 “새정부가 들어서 국정운영방향이 정해지면 시장 대행부터 대구시의 주요 현안들을 국정과제로 포함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야 할 시기에 해외출장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사격단체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검토하는 단계”라고 해명했다.

대구시의회 한 시의원은 “권한대행이 지나치게 복지부동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선출직 시장처럼 과도한 의전이나 대외활동을 챙기는 것은 권한대행의 선을 넘는다는 오해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서실 직원이 늘어나 사무실을 옮겼고 관사 이전은 들은 바 없다”면서 “일부 의전은 간소화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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