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재명과 ‘양자구도’ 노리나
호텔경제학·성남의료원 공격
TV토론 겨냥한 전략적 포석
민주 “공공의료 비전 뭐냐”
두 번째 TV토론을 앞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강하게 공략하면서 ‘양자대결 구도’를 만들려는 전략적 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첫 TV토론에서는 ‘커피 120원’과 ‘호텔경제학’ 등 이재명 후보의 ‘유세 때 발언’을 집중 공략했다면 2차 토론을 앞두고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치적인 성남시 공공의료원을 직접 방문해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이 후보를 논쟁에 끌어들였다. 보수진영의 대표주자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뺀 이재명-이준석 양자구도로 비쳐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22일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 겸 수석대변인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 논란에 대해 “핵심은 내수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고 서민경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라며 “민생 경제 활성화 방안들에 대해 제시한 것이고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말씀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나 이준석 후보는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이대로 놔두면 경기가 회복되는 거냐”고 따졌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돈이 도는 걸 경제라고 한다. 돈이 팽팽팽 돌면 돈의 양이 적어도 경제가 활성화된다”며 8년 전 자신이 주장했던 내용을 다시한번 예로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 사례로 지역화폐가 ‘돈이 도는 승수효과’로 경제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려고 했는데 이를 이준석 후보는 ‘호텔경제학’이라고 이름을 붙인 뒤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은) 돈이 사라지지 않고 ‘한계소비성향이 1(소득 전부를 소비로 사용)’로 계속 돈다. 무한 동력인가”라고 물으며 자극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그걸 이상하게 꼬아서 이해 못하는 것이라면 바보이고, 곡해하는 것이라면 나쁜 사람”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이재명-이준석 구도가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전날 이준석 후보의 성남시의료원 방문은 이재명 후보를 직접 겨냥한 의도적 행보로 해석된다. 그는 성남시의료원에 대해 “전형적인 치적 쌓기 정치”라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3400억원 정도의 누적 재정 지원이 있었는데도 병상 500개 중 200개가 신품 상태로 5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의료원의) 현재 상태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왜 더 확대하겠다고 국민들에게 공약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성남시의료원은 이재명 후보가 지난 2016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설립한 공공의료시설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공공의료 확충을 공약하기도 했다. 23일에 열리는 두 번째 TV토론 주제가 ‘사회분야’인 만큼 이준석 후보는 공공의료원 등 이재명 후보의 주요 치적과 공약을 공략하면서 맞대결 양상을 구축하려고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단장은 이와 관련해 “이준석 후보야말로 공공의료라는 게 뭔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궤변”이라며 “이준석 후보의 공공의료에 대한 정책대안이 뭐냐”고 했다. 이어 “공공의료 시스템 전체를 조망해 판단하는 것이 동시에 진행돼야 제대로 된 정책적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준석 후보는 현미경을 가지고 그 뒤에 있는 소위 발뒤꿈치 터럭을 발견해서 전체가 문제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데 거꾸로 그 분이 갖고 있는 공공의료 비전을 묻고 싶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