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사망사고’ 경찰 수사 빨라진다

2025-05-23 13:00:01 게재

공장 관계자 7명 입건, 노동자들 참고인 조사 … 민주당은 사고 현장 방문

SPC삼립 시화공장 노동자 사망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공장장 등 관계자 7명을 입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시흥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SPC삼립 시화공장 공장장 A씨를 포함한 관계자 7명을 형사 입건했다. 지난 19일 오전 3시쯤 시화공장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여성 노동자 B 씨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은 A씨 등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 중이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입건자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사고 당시 근무하고 있던 동료 직원들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 중인 노동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 감식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은 B씨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냉각 컨베이어 벨트 내 좁은 공간에서 직접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기계 이상으로 노동자가 몸을 깊숙이 넣어 윤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었다는 공장 관계자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냉각 컨베이어 벨트는 높이가 3.5m 정도로 제조과정을 거친 빵을 식히는 역할을 수행한다. 냉각 컨베이어 벨트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우 담당자가 주입구를 통해 윤활유를 넣으면 자동 살포 장비가 이를 주요 구동 부위에 뿌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각 컨베이어 벨트의 생산 연도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향후 입건자들을 상대로 냉각 컨베이어 벨트 관리 방식, 근로자 업무 형태, 안전교육 진행 여부 등을 확인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힐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윤활유 자동 살포 장치가 있는데도 근로자가 내부로 들어갈 필요성이 있는지 등 전반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더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인 관계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현장을 방문해 사측에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따져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21일 사고 현장을 시찰하고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민병덕 의원(을지로위원장)은 “최근 3년 사이 컨베이어에 끼어 숨진 사고만 세 차례에 이르며, SPC는 1000억원의 안전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장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책임은 본사에 있음에도 피해는 점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면서 “설비 전면 점검과 유가족에 대한 실질적 지원,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 대표는 “당사는 이번 사고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며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 그리고 신속한 사태 정상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부의장과 민 의원은 SPC그룹의 1000억원 안전 투자 진행 현황에 대해 확인을 요청했다.

김 대표는 “수작업 자동화, 보호장비, 직원의 근골격계 질환 완화 등에 지속 투자해 왔다”고 설명했다.

SPC그룹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2년 10월 SPL 안전사고 발생 이후 안전경영에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지난해까지 총 835억원을 집행했다. 부분별로는 △고강도 위험작업 자동화 228억원 △안전설비 확충 225억원 △작업환경개선 189억 원 △장비 안전성 강화 148억원 △기타 45억원이 투입됐다.

한편 사망한 노동자 B씨의 발인이 2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엄수됐다. 유족들은 B씨를 수도권의 납골당에 안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인에 관해 “머리, 몸통 등 다발성 골절로 인한 사망”이라는 구두 소견을 내놨다. 정밀 부검 결과는 추후 나올 예정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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