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금호타이어 화재 대기질정보 숨겼나
19일 매우나쁨 7시간 지속
주의보 발령하지 않고 방치
광주광역시가 지난 17일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때 미세먼지 농도가 오랜 시간동안 ‘나쁨’ 이상 상태를 보였는데도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세먼지 주의보와 함께 시민 행동요령도 발송하지 않아 반발을 사고 있다.
2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등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가 발생한 지난 17일부터 21일 오후 3시까지 광주 전역 대기측정망(11대)과 공장 인근에 대기측정차량을 배치해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CO) 등 오염물질 6개 항목을 측정했다.
이 중 말썽이 된 미세먼지 농도는 △81wg/m~150wg/m 나쁨 △151wg/m 이상 매우 나쁨이다. 또 초미세먼지는 △36~75wg/m 나쁨 △76wg/m 이상 매우 나쁨을 나타낸다. 나쁨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주의보를 발령하고, 안전 문자를 통해 시민 행동요령을 보내야 한다. 시민 행동 요령은 △어린이와 노인 등은 실외활동 제한 및 실내생활 권고 △일반인은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 자제 △유치원과 초등학교 실외수업 자제 등이다.
광주시가 21일 공개한 측정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화재 진압이 한창인 지난 19일 오전 11시부터 ‘나쁨’ 상태를 보였다. 또 19일 오후 1시부터 자정까지 12시간 동안 나쁨 이상 상태로 측정됐고, 이 중 7시간이 ‘매우 나쁨’이었다. 특히 시민의 활동이 왕성한 오후 7시 미세먼지 농도가 227wg/m , 초미세먼지 농도가 142wg/m 로 가장 나빴다.
하지만 광주시는 이날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하지 않았고, 관할 구청인 광산구 공개 요청도 묵살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시민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19일 오후부터 광주시에 공개를 요청했는데도 광주시가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안전 문자 또한 허술했다. 광주시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관련해 모두 7번 안전 문자를 시민에게 발송했다. 내용은 외출 때 마스크 착용 권유 또는 교통 통제 관련 문자였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안 좋은 19일에는 아예 안전문자마저 발송하지 않았다. 당시 시민들은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시커먼 연기와 분진으로 ’두통과 기침, 눈 따가움‘을 호소하며 행동요령을 기다렸지만 광주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19일 당시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을 비롯해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협의를 하고 있어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광주시 전체가 단일권역으로 묶여 있어 화재 현장 미세먼지 농도만 가지고서는 주의보를 발령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0일부터 7일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 경계선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20여 종을 채취 정량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