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전망치 낮추고 기준금리 내릴 듯
다음주 금통위, 0%대 성장률 내놓나
기준금리 2.50%로 인하 가능성 높아
한국은행이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기준금리를 모두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예상이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수출도 불확실성이 커져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어서다. 외환시장에서 환율도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통화정책 운용의 여지를 넓혔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29일 금통위에서 현행 연 2.75%인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 기존 3.00%에서 0.25%p 인하한 이후 석달 만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23일 기준금리를 2.50%로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높아진 통상 불확실성과 경기 하방위험 등에 대응하기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위원 전원이 석달 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언제라도 기준금리를 내릴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창용 총재도 이달 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의 속도와 폭을 더 크게 가져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통화정책 추가완화 가능성을 높게 보는 데는 경기가 워낙 안좋기 때문이다. 한은도 이번 금통위에서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크게 낮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전망에서 1.5%로 하향했지만, 이번에는 0%대로 낮출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미 IMF(1.0%) 등 국제기구가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가운데, 골드만삭스(0.7%) 등 대부분의 글로벌 투자은행(IB)도 0%대로 낮춰 잡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4일 성장률 전망치를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0.3%, 1.3% 등 연간 0.8%로 크게 낮췄다.
한편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향후 추가 금리인하 방향이나 속도를 언급할지도 주목된다. 연말까지 최소 2~3차례 금리를 더 낮춰 2.00% 안팎까지 낮출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총재도 이달 초 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폭이 3차례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냐는 질문에 “5월 경제전망에 따라서 많이 바뀔 것”이라면서도 “(기존 예상보다) 더 낮출 이유는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