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지는 지지율 …승패 가를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 어디로
이재명-김문수 지지율 격차 줄어 … ‘보수 결집’ 효과
2022년 보수 업은 윤석열, ‘중·수·청’에서 선전해 승리
보수 업은 김문수, ‘중·수·청’ 열세 … 단일화로 승부수
6.3 대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기류다. 대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보수층이 결집한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대 대선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를 받는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 표심은 어떨까. 김 후보가 대역전에 성공하려면 중·수·청에서 이재명 후보와 최소한 대등한 대결을 펼쳐야 한다는 관측이다.
26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는 흐름이다.
한국갤럽 조사(20~22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재명 45%, 김문수 36%, 이준석 10%였다. 이재명 후보는 1주일 전보다 6%p 떨어진 반면 김 후보는 7%p 오르면서 두 후보 간 격차가 크게 줄었다.
김 후보 지지율 상승은 보수층 결집 효과로 해석된다. 대구·경북(48%→60%)과 60대(45%→55%), 70대 이상(52%→63%), 보수층(58%→65%)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느슨해졌던 보수층이 대선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급속한 결집 흐름을 보인 것이다.
이제 정치권 관심은 중·수·청에 쏠린다. 구 여권 관계자는 25일 “선거가 임박하면 어차피 진보층과 보수층은 양쪽으로 결집하기 마련이다. 보수층 결집이 조금 늦었던 건 국민의힘 후보 선출이 늦었던 데다 ‘한덕수 단일화’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승패는 중·수·청에서 날 것이다. 보수층 지지를 업은 김 후보가 이기려면 중·수·청에서 (이재명 후보와) 대등한 대결을 펼쳐야 한다. 2022년 대선서도 보수층의 압도적 지지를 업은 윤석열 후보가 중·수·청에서 (이재명 후보와) 대등한 성적을 거두면서 0.7%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2년 대선에서 윤 후보는 중·수·청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에서 엎치락뒤치락했다. 중도층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세대포위론을 앞세워 20·30대에서도 선전하는 기염을 토했다. 결국 윤 후보는 진보층보다 수적 우위인 보수층의 전폭적 지지와 중·수·청에서의 선전을 앞세워 대선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이번 대선에서 중·수·청 표심은 어떤 흐름일까. 앞서 한국갤럽 조사에서 서울(이재명 46%, 김문수 36%) 경기·인천(이재명 48%, 김문수 32%) 20대(이재명 31%, 김문수 18%), 30대(이재명 47%, 김문수 23%) 중도층(이재명 49%, 김문수 25%)에서 ‘이재명 우위’로 나타났다. 중·수·청에서도 ‘이재명 하락, 김문수 상승’ 기류가 감지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격차는 여전히 상당한 수준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가 남은 1주일 동안 중·수·청 표심을 뒤흔들 카드로는 단일화가 꼽힌다.
국민의힘쪽에서는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중·수·청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친다. 하지만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중·수·청 표심이 김 후보에게 100% 쏠리지 않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재명 후보로 일부 흘러가거나 기권을 택한다는 것이다.
KBS-한국리서치 조사(20~22일, 전화면접, 95% 표본오차에 신뢰수준 1.8%p)에서 이재명 49%, 김문수 34%, 이준석 8%였다. 가상 양자대결을 벌였더니 이재명 48%, 김문수 39%였다. 이준석 후보를 단일후보로 넣으면 이재명 49%, 이준석 29%였다. 보수 단일후보가 김문수(34%)와 이준석(8%) 지지율의 단순 합계(42%)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