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트럼프발 관세 불안 재점화?…FOMC 의사록·금통위 주목

2025-05-26 13:00:11 게재

주요국 국채시장 불안 확대 … 환율 변동성 우려

엔비디아 실적 발표 … 연준 위원들 발언에 영향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발 관세 불안 재점화 여부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주 재정 건전화 우려 확대로 미국과 일본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이번 주에도 같은 현상이 이어질지, 채권시장 변동성이 영국과 유럽 등에도 확산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원화와 엔화 추가 강세와 함께 각종 관세 협상 소식이 달러 약세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원달러환율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과 엔비디아 실적,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연설 등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EU 협상 전개에 촉각 =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금융시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협상 전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돌연 EU에 다음 달 1일부터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EU와 협상이 잘 풀리지 않는다며 중국산(30%)보다 높은 관세를 꺼낸 것이다.

한동안 추가적인 관세 발언을 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적국과 동맹을 가리지 않는 협상 전략에 시장의 불신은 다시 높아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도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지 않을 경우 다음 달 말부터 스마트폰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다만 주말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EU와의 상호 관세 방침을 7월 9일까지 유예하는 등 이번 이슈는 트럼프의 협상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관세 부과를 강행하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일본 관세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3차 장관급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주 미일 정상 간 통화가 이루어져 협상 돌파구가 생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소비둔화 신호 가능성 경계 = 이번 주에는 미 연준에 영향을 줄 경제지표들도 나온다. 특히 30일(현지시간)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는 시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 PCE는 연준이 물가 기준으로 삼는 지수로 향후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다. 물가지수 외에도 소비력을 가늠할 수 있는 PCE 규모 증감에도 주목해야 한다.

시장 전문가들 전망치를 살펴보면 PCE 근원지수는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2.6%로 다시 둔화한 이후 이번에도 추가 둔화가 예상된다. 전월 대비로는 3월 0%에서 소폭 반등이 예상된다. 헤드라인 지수는 1~2월 2.5%에서 3월 2.3%로 재차 둔화한 후 2.2% 내외로 추가 둔화 가능성이 있다. 예측이 정확하다면 이번 결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일부에서는 이런 상황이 소비 부진에 따른 여파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한다”며 “이는 경제활동 위축으로 인한 디스인플레이션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7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5월 소비신뢰지수는 작년 11월 111.7에서 올해 4월 86.0으로 5개월 연속 하락해 202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수치 전망은 88 내외로 소폭 반등이 예상된다.

29일엔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발표된다. 지난달 속보치가 전기 대비 연율 –0.3%로 2022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한 가운데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수입이 41.3% 폭증한 탓으로 분석된다.

◆잇따르는 연준 위원 연설 = 28일(현지시간)에는 이달 초 열린 5월 FOMC 회의록도 공개된다. 지난 회의에서의 3회 연속 금리동결 결정, 경제 및 인플레이션 평가, 트럼프 정책 영향 등을 둘러싼 내부 논의를 가늠할 수 있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온 만큼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관심이 모인다.

27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연준 주요 인사들의 연설이 30일까지 매일 잇따르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27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28일),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ㆍ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29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30일) 등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 한국에서는 2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2월 기준금리를 2.75%로 인하 후 4월 동결했으나 위원들의 발언, 성장 하방 위험 증가로 금리 인하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고환율 부담이 다소 완화된 만큼, 한국은행은 수요 부진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전망도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 현재 한은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1.5%로 제시하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부진과 내수 회복 지연을 감안할 때 성장률 하향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엔비디아 실적 기대와 우려 공존 = 엔비디아는 오는 28일 장 마감 이후 2026년 회계연도 1분기(2~4월) 실적을 내놓는다. LSE가 집계한 1분기 엔비디아의 매출 전망치는 432억달러다. 엔비디아 실적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인공지능(AI) 반도체 ‘H20’ 판매를 금지한 여파가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 시장 성장과 미중 무역 전쟁 타격 간 효과를 투자자들이 숫자로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1분기에만 55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반영할 예정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했지만 “2분기 실적 전망이 엉망진창(messy)일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반면 웨드부시와 오펜하이머는 모두 엔비디아의 주가로 175달러를 제시했다. 지난 23일 종가인 131달러보다 30% 넘게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이들은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비중이 5%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주요 기업의 잇따른 데이터센터 설립에 따른 수혜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계약 체결도 ‘호재’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 준동 순방 기간에 엔비디아는 사우디 기업 휴메인에 최신 AI 칩 중 하나인 GB300 블랙웰을 1만8000개 이상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채 2년물·5년물 입찰 주목 = 미국 국채금리 및 환율 변화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주 23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2.10bp(1bp=0.01%p) 내린 연 4.5090%에 장을 마쳤지만, 한국시간 기준 오는 28일과 29일 예정된 미 국채 2년물·5년물 입찰을 앞두고 경계 심리는 여전한 상황이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과 감세안(메가빌)과 맞물린 미국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미 국채 수요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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