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환자 상급병실 입원 억제했더니 한방병원서 늘어

2025-05-26 13:00:11 게재

보험업계,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골머리

정부와 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에 대한 상급병원 입원을 억제했지만 한방병원의 입원진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KIRI리포트 ‘자동차보험 상급병실 제도 개선 전후 경상환자 입원진료비 비교와 시사점’을 통해 “의료기관의 병실 구조 및 운영방식 변화, 건강보험 심상평가원의 심사지침 부재, 제도 개선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허점 등으로 보인다”고 26일 밝혔다.

자동차사고로 경상의 피해를 입은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 4인실 이상 일반병실 사용이 원칙이다. 일반병실이 없는 경우 7일 이내 상급병실(1~3인실)을 이용할 수 있고, 입원료도 전액 보험사가 보장한다. 문제는 다수 병원이 이를 악용하면서 경상환자의 상급병실 입원을 유도했다. 아예 일부는 일반병실을 줄이고 상급병실을 늘리는 공사를 했다. 2016년 15억원이던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상급병실 입원료는 2021년 343억원으로 20배 증가했다.

결국 정부는 경상환자의 상급병실 입원 억제를 위해 2022년 11월 제도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의과. 한의원에서 경상환자 상급별실 입원료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한방병원 급증했다.

종별로 병의원과 종합, 상급병원을 포함한 의과는 2020년의 경우 전체 입원료 520억9700만원 중 상급병실은 77억3000만원으로 14.8%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전체 입원료는 416억600만원, 상급병실 입원료 43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상급병실 입원료는 44.3%나 줄어들었다.

한의원 역시 같은 기간 65억4400만원이던 상급병실 입원료는 2021년 262억7500만원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에는 2100만원으로 급락했다. 최고로 많았던 2021년과 비교해 98.8%나 줄어든 수치다.

문제는 풍선효과를 보고 있는 한방병원이다. 2020년 한방병원 상급병실 입원료는 71억800만원이었으나 2024년 247억1700만원이었다. 71.2%나 급증했다. 이를 병실 추이와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2022년 의과 1곳당 상급병실 비중은 0.40에서 2024년 0.38로 줄었다. 반면 일반병실은 0.20에서 0.90으로 크게 늘었다. 한의원 역시 상급병실이 0.03에서 0.02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방병원은 같은 기간 상급병실이 0.84에서 0.86으로 늘었는데 일반병실은 9.80에서 9.08로 크게 줄었다. 한방병원이 수익을 늘리기 위해 일반병식을 줄이고 상급병실을 늘리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22년 이후 의과에 입원하는 한방병원 경상환자는 줄고 있지만 한방병원에서는 늘고 있다.

전 연구위원은 “의사 등은 환자의 건강상태나 상해 정보 등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초과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유인이 있어, 전문가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과잉진료가 이어지지 못하도록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이 상급병실만 갖고 있는 의료기관에 대해 병실료 삭감 증 제재 방안을 모색하고 경상환자의 의료기관 입원에 대한 기준 등을 공론화해야 한다는 세부적 내용을 제안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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