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정식 국립해양측위정보원장
“다양한 해양정보로 해양산업 지원”
5㎝급 해양고정밀위치정보 항로표지정보센터 내년 착공
이동하는 선박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바다 위에 있는 화물의 위치를 알고, 목적지에 도착할 시간을 파악하려는 화주와 선주의 요구 뿐만 아니라 무인선박이 항구에 안전하게 입출항하는 것을 제어하기 위해서도 정확한 위치정보가 필요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자율운항기능을 장착한 선박이 부두에 자동으로 이·접안 할 수 있게 10㎝급 위치정확도를 요구했다.
하지만 인공위성에서 보내는 전파를 활용해 위치를 파악할 때는 10m 수준의 오차가 생긴다. 위성전파가 대기를 통과하면서 나타나는 오차를 줄이는 기술에서 한국은 앞서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인공위성에서 보내는 전파를 활용해 위치를 파악할때 생기는 10m 수준의 오차를 5㎝ 수준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해양 고정밀 위치정보서비스’를 국립해양측위정보원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22일 충북 옥천에서 김정식 해양측위정보원장을 만났다.
●해양측위정보원은 잘 알려지지 않은 기관인데, 어떤 역할을 하나.
국내에 하나뿐인 해양항법 전문기관이다. 고정밀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제공해 선박의 안전 운항과 해양안보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 원은 연구개발을 통해 고정밀 위치정보 제공체계와 첨단 지상파항법시스템을 구축해 드론 자율운항선박 ·차량 등 첨단 모빌리티 산업에 필요한 기반정보를 제공한다. 전파교란이나 혼신에 대응하는 기술도 개발해 국가 기술안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우리가 개발한 해양안전 모바일 앱 ‘해로드’(海Road)‘를 통해 매년 300명 이상의 소중한 생명도 구조하고 있다. 등대나 바다 위 부표 등 다양한 항로표지에서 수집한 해양정보를 선박에 제공해 안전한 운항을 지원하고 있고, 다양한 해양정보를 활용하려는 해양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항로표지 정보서비스센터는 예정대로 완공되나.
그렇다. 해양의 기상 환경 생태 등 다양한 정보를 복합·응용 정보로 가공 재생산해 운용하기 위해 2027년까지 ’항로표지 정보서비스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내년에 착공한다. 관련 예산작업 등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다양한 항로표지에서 수집한 정보를 저비용·고효율로 전송하는 전용 통신방식인 해양 사물인터넷(IoT) 무선통신 체계도 도입한다. 선박운항 어업활동 기후변화연구 레저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서도 다양한 해양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전 세계 해상 항행정보시설에 기반을 둔 해양정보를 선박운항 기후변화대응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제항로표지기구 산하 ‘항로표지 국제협력센터’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해양고정밀위치정보를 방송이나 이동통신사도 사용하나.
자동차 육상물류 방위산업 정밀농업 등 기계적 움직임이 있는 곳이면 어느 분야에서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수부는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동통신 3사와 고정밀 위치정보 활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MBC는 서비스 개발에 직접 참여했는데 MBC 방송망을 통해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더해 인터넷망을 통해서도 해양고정밀위치정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서비스는 방송과 이동통신망으로 제공하고 산업계는 MBC와 이동통신 3사가 제작해서 판매하는 수신기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는 이들과 협력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수신기를 판매할 수 있게 지원하고, 산업계가 위치정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계속 개선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다양한 전파교란 행위에는 어떻게 대응하나.
위성기반 위치정보(GPS)에 교란이 발생할 때도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첨단 지상파항법시스템(eLoran)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포항 광주 소청도에 송신국을 운영하고 있다. 20m 수준으로 위치오차를 보정해 위성항법과 독립해 운영한다. 최근 북한의 GPS 신호 교란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는데 ‘e로란’을 활용하면 GPS 교란에도 안정적으로 위치와 시각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해양안전과 조업활동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양측위정보원이 내륙인 옥천에 위치한 이유는
충북 옥천은 국토의 중심부에 있어 해양 11곳, 내륙 6곳으로 분산된 기준국을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접근성 등과 측위정보 기반시설의 유지·관리 효율성을 고려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