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 39% 증가
'캐즘' 딛고 성장회복 기대감 고조 … 전체 자동차 신규판매 75%는 중국
1분기 전기차(BEV)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 또 1분기 세계 자동차판매량 증가분 중 약 75%를 중국이 차지할 만큼 중국시장 영향력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6일 발표한 ‘최근 자동차 시장 현황 및 주요 이슈’에 따르면 BEV는 전년동기대비 38.5% 증가한 280만9000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는 27.3% 늘어난 140만3000대가 판매됐다. 하이브리드차(HEV)는 18.4% 증가한 272만1000대가 팔렸다.
업체별로는 BEV의 경우 중국 BYD가 38만5000대로 전년대비 33.4% 증가하며 테슬라를 제쳤다.
테슬라는 33만6000대로 전년대비 12.9% 감소하며 2위로 한계단 내려왔다. 역시 중국업체인 길리와 SAIC는 각각 31만대, 20만5000대 팔리며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98.6%, 53.0% 늘었다. 폭스바겐도 53.9% 증가한 21만300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전년 1분기 9만3000대에서 1분기 11만3000대로 21.3%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HEV 판매량에서 도요타(99만8000대), 르노·닛산·미쓰비시(29만3000대)에 이어 3위(24만7000대)를 차지했고, 기아 EV3는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BEV 판매량 4위(2만6000대)에 올랐다.
PHEV는 세계판매가 140만3000대로 27.3% 늘었지만 현대차그룹은 2만5000대로 18.0%감소했다. 중국은 BEV와 PHEV 시장에서 각각 60.6%, 76.1%를 점유했고 HEV 시장은 비교적 국가별 집중도가 낮았다.
이 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BEV 판매량 성장이 둔화되면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1분기 성장률이 크게 개선되면서 성장률 회복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중국의 내수 부양,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 신흥국 시장 성장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있음에도 무역·산업 정책의 불확실성 증대, 낮은 유가 등의 제약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경우 2024년 1분기 판매량이 전년대비 1.0% 줄어든 데 이어 2025년 1분기 판매량도 12.9% 감소하면서 미국 보호주의 등에 따른 반 드럼프·머스크 운동의 영향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1분기 세계(59개국)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4.6% 증가한 2217만4000대로 집계됐다. 중국이 11.1% 증가한 746만7000대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402만6000대·3.3%), 인도(143만5000대·2.2%↑), 일본(128만3000대·13.6%)이 2~4위 순이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과거 성장 경로로의 복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면서 “주로 중국, 미국에서 기인한 것인데 특히 중국은 1분기 판매량 증가분 중 7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남은 기간에는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과 이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하방 리스크가 있다”면서 “글로벌데이터는 보호주의 정책 기조가 변화되지 않는 경우 연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분기 한국 내수시장에서는 2.6% 증가한 38만8000대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6.4% 감소했던 것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실적 전환으로 분석된다.
이 책임연구원은 “국내 주요 기관들은 내수 경기 침체로 이연됐던 소비가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연장, 노후 자동차 교체 지원 등 정책 지원으로 자극된 결과로 해석한다”면서도 “연구원의 자체 전망에서 (국내) 판매량은 4월 이후 부진할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업체별로 현대차그룹은 1분기 0.3% 감소한 163만대를 판매하며 도요타(241만3000대), 폭스바겐(204만5000대)에 이은 3위를 유지했다.
중국계 업체는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7위(BYD·110만2000대)와 10위(지리·96만8000대)에 이름을 올렸다. BYD의 중국 내 판매량은 100만대, 중국 외 판매량은 10만1000대였다. 지리는 각각 78만2000대, 18만6000대를 기록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