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보조공학 | 맞춤형 전동이젤 책상
“책상 하나로 그림 작업시간이 늘고 삶의 질이 달라졌어요”
장애인고용공단 지원
1인당 최대 2000만원 맞춤 제작
두다리에 장애가 있는 그림작가 A씨는 오랜 시간 자신이 그린 그림을 엽서나 소품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때때로 지역 커뮤니티나 기관에서 그림을 가르치는 일도 한다. 붓질 하나에도 정성이 담겨야 하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짧으면 3~4시간, 길게는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상용 책상 제품은 늘 불편했다. 휠체어에 앉은 채로는 책상 아래 공간이 좁아 다리가 들어가지 않거나 상판 높이가 맞지 않아 자연스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테이블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힘들고 작업 중 자세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림을 그리는 각도 역시 조절이 되지 않아 목과 어깨에 무리가 가는 일이 잦았다.
“그림은 나의 말이에요. 그리고 그 말을 편하게 꺼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어요.”
그러던 중 A씨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전동이젤 책상’을 맞춤형 보조공학기기로 지원받았다. 책상을 제공 받기까지 신청과 보조공학센터에서 기기 상담 및 제작의 긴 과정이 있었다.
책상은 높낮이 조절은 물론, 부분 상판 경사조절 기능까지 갖춰져 있어 B씨의 작업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원하는 높이로 조절할 수 있어 휠체어에 앉은 채로도 편하게 그림을 그리고 작업할 때는 상판을 기울여 어깨의 긴장을 줄일 수 있었다..
그는 “이전에는 몰랐던 자세 문제로 이미 목과 허리에 부담이 누적돼 있었지만, 책상을 바꾸고 난 뒤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내게 맞는 환경’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덧붙였다.
A씨의 사례와 같이 비장애인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장애인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고 장애인의 고용촉진과 직업생활 안정을 위해 직무에 필요한 보조공학기기 구입 및 대여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A씨와 같이 개인별 직무환경에 맞는 맟춤형 보조공학기기도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 근로자, 장애인 공무원, 장애인을 고용하거나 고용하려는 사업주에게 지원된다. 장애인 근로자 1인당 1500만원(중증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원한도에서 본인부담금 최대 10%가 발생한다. 신청은 가까운 장애인고용공단 지사 및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한편 최신의 보조공학기기 및 혁신기기를 관람할 수 있는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가 6월 10일에서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aT센터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그림작가 A씨가 사용하는 전동이젤 책상을 비롯한 다양한 맞춤형 보조공학기기도 전시될 예정이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