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대입, 2028 앞서 선제적 변화 시도

2025-05-28 13:00:07 게재

수시 모집 비중 80% 넘겼지만 수도권 대학은 65.8% 그쳐 … 내신·수능 체계 격변

2027 대입 시행계획 발표로 마지막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 해의 입시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수시 모집 비중이 80.3%로 늘어나면서 정시는 19.7%로 줄었다.

특히 서울 주요 대학 교과전형에서 정성평가를 도입하는 곳이 확산하고 있어 내신 성적과 함께 성실한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한 학생부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종합전형은 면접 적용 여부와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을 달리해 세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연세대는 자연계열에 수·과학 서·논술형을 도입하고 중앙대는 재학생 전용 논술전형을 신설하는 등 2028 대입 변화를 앞둔 선제적 조치가 눈길을 끈다.

2028 대입에서 새로운 교육과정과 수능 변화가 예고된 만큼 변화와 안정 사이에서 대학들의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2027 대입의 주요 변화를 짚어봤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마지막 해인 2027 대입 시행계획이 발표됐다. 예상외로 입시 변화가 커 눈길을 끈다. 2028 대입에서 새로운 교육과정과 수능 변화가 예고된 만큼 대학들이 변화와 안정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7 대입 시행계획에 따르면 수시 모집 비중은 80.3%로 2026학년 79.9%보다 0.4%p 증가했다. 정시 모집 비율은 20.1%에서 19.7%로 0.4%p 감소했다. 특히 비수도권 대학은 전체 모집 인원의 89.5%를 수시 모집에서 선발한다. 반면 수도권 대학의 수시 모집 비중은 65.8%로 집계됐다.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수시 비중은 56.6%,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로 범위를 좁히면 58.5%로 나타났다.

전국 4년제 대학을 전형별로 살펴보면 교과전형 45.3%, 종합전형 23.7%, 논술전형 3.7%, 정시(수능 위주 전형) 18.3%로 구성됐다.

◆교과전형 정성평가 확산으로 학생부 전략 변화 = 서울 주요 대학의 교과전형에서 교과 성적 외 요소를 정성 평가하는 곳이 늘고 있다. 내신 관리와 함께 성실한 학교생활을 토대로 한 학생부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2026 대입부터 교과전형에 학생부 정성평가를 반영했으며 2027학년에는 반영 비율을 10%에서 20%로 높였다. 조경연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은 “고교학점제와 고교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되면 등급만으로는 학생을 제대로 선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고민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동국대는 교과전형에서 상위 10개 과목만 반영하고 등급 간 점수 차이가 미미해 정성 평가의 영향력이 90%에 달한다. 이재원 동국대 책임입학사정관은 “교과전형의 정성 평가는 과목 선택을 비롯해 교과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등 교과 학습 발달 상황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도 교과전형에서 정성평가를 반영하며 2027학년에는 추천인재 지원 자격을 졸업예정자에서 직전 연도 졸업생까지로 확대했다. 권영신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실장은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면서 지원자층을 확대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종합전형의 세분화도 확대되는 추세다. 면접 적용 여부와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적용을 달리해 전형을 세분화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성균관대는 2026학년에 최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서류형과 면접형을 운영했지만 2027학년에는 서류형의 융합형을 최저 기준이 있는 전형으로 변경해 탐구형과 차별화했다. 권 실장은 “고교 현장에서 종합전형에서 최저 기준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고교 간 이수 과목 등의 격차가 커지면서 서류만으론 평가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2027학년에 종합전형 명칭을 융합형인재, 탐구형인재로 변경하면서 성장형인재를 신설했다. 김윤현 중앙대 책임입학사정관은 “학생 수 감소와 선택 과목 증가로 내신 관리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며 “고교 현장에서도 최저 기준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있었기에 기존의 종합전형을 유지하면서 최저 기준이 있는 성장형인재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도 최저 기준을 적용하는 추천형의 선발 인원을 2026학년 197명에서 2027학년 291명으로 대폭 늘렸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대학마다 차이는 있지만 2028 대입에 앞서 대입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마지막 해이니만큼 변화와 안정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 주요 대학의 변화를 살펴보면 공통으로 교과전형에 서류 정성 평가를 더하거나 수능 위주인 정시전형에 학생부 평가를 반영하는 형태가 큰 축을 이룬다”며 “일부 대학은 종합전형을 세분화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하는 유형을 신설한 점 등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2027 대입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해로 N수생과 재학생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대학들은 기존 전형의 안정적 운영과 동시에 2028 대입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를 병행하며 입시 변화의 과도기적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전형 세분화와 수능 최저기준 적용 확대 = 2027 대입에서 논술전형과 정시전형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연세대가 자연계열에 수·과학 서논술형을 도입하고 중앙대가 재학생 전용 논술전형을 신설하는 등 2028 대입 변화를 앞둔 선제적 조치가 눈길을 끈다.

2027 논술전형 선발 인원은 1만2711명(3.7%)으로 2026학년 대비 152명 증가했다. 논술 모집 인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대학은 삼육대로 2026학년 148명에서 2027학년 272명으로 124명 늘었다. 신한대가 85명, 고려대(세종)가 67명 각각 증가했다.

반면 연세대는 논술 모집 인원이 2026학년 355명에서 2027학년 285명으로 70명 줄었다. 2025학년 수시 자연계열 논술 시험지 유출로 재시험을 치르면서 초과 합격자 58명이 발생한 영향이다.

전형 방식 변화에서는 연세대와 중앙대가 단연 눈에 띈다. 연세대는 자연계열 시험 유형에 변화를 줬다. 수리적 사고력 평가 비중을 줄이고 과학 관련 제시문을 통한 수·과학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2025학년에 과학 논술을 폐지했던 연세대가 수·과학 서논술형으로 변화를 꾀한 셈"이라며 "이는 2028 대입 제도 변화를 앞둔 대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상경대학 응용통계학과도 종전 인문계열에서 통합계열로 변경함에 따라 논술 시험을 자연계열 방식으로 실시한다.

중앙대는 논술전형을 일반형과 창의형으로 이원화했다. 전형 요소는 논술 70%+학생부 30%(교과 20%, 출결 10%)로 동일하지만 신설된 창의형은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으며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전형 간 중복 지원이 가능해 재학생은 일반형과 창의형에 모두 지원할 수 있다.

김 책임입학사정관은 "논술전형은 지원자와 합격자 모두 N수생의 비율이 높다"며 "2027 대입을 치르는 현 고2는 교육과정과 수능 체계가 달라져 재수가 힘들 것으로 여기는 상황이어서 재학생 위주 전형을 신설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학에 따라 논술을 100% 반영하거나 학생부를 10~30% 반영하는 등 전형 방식이 다양하다. 한양대는 2026학년 논술 90%+학생부종합평가 10%에서 2027학년에는 논술 100%로 변경했다.

정시전형에서는 수능 반영 방식 다양화와 학생부 반영 대학 증가가 특징이다. 성균관대는 2026학년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달리한 A유형, B유형 중 상위 유형으로 반영했다면 2027학년에는 군별로 영역별 반영 비율을 달리한다.

예를 들어 나군 공학계열은 국어 수학 중 우수 영역 순으로 45%, 30%를 반영하고 탐구 15%, 영어 10%를 반영한다. 반면 전자전기공학부는 국어 수학 중 우수 영역 순으로 35%, 30%를 반영하고 탐구 15%, 영어 20%를 반영한다.

권 실장은 "다양한 수능 반영 방식은 수험생 입장에서 선택 기회가 확장된다는 의미가 있다"며 "반영 방식이 본인의 수능 성적에 유리한 모집 단위를 선택하는 전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사범대학은 정시전형이지만 학생부 100%를 반영하고 수능은 최저 기준 형태로 적용한다. 권 실장은 "교사 양성이 목적인 사범대학의 특성에 맞게 단순히 수능 성적으로 선발하기보다는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논술·정시전형 변화로 고교 정상화 유도 강화 = 중앙대는 2027학년 정시에서 수능 90%, 비교과(출결) 10%를 반영한다. 김 책임입학사정관은 "정시, 특히 다군의 경우 충원율이 높아 학생부 정성 평가를 반영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고교 현장에서도 고교 정상화를 위해 출결이라도 반영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고 수능 위주 전형이지만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2028학년은 2027 대입과는 다른 분위기일 가능성이 높다. 수능 과목이 공통 과목으로 결정되면서 대학의 고민이 많아졌다. 논술 시험 범위를 수능 과목과 동일하게 하므로 논술과 수능의 전형 요소에 따른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고교에서도 고교 수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고교학점제인데 진로선택 과목까지 상대평가라 다양한 선택 과목이 개설되고 정상적으로 운영될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대입에서도 학생부 위주 전형은 고교 3년간의 성실성을 담보할 수 있지만 수능 범위는 고1 과정이라 고2~3학년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지, 자퇴생이 증가하지 않을지 등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2027학년부터 교과전형은 정량 평가를 보완한 정성 평가를, 논술전형은 논술 시험 외에 학생부 교과를, 정시는 수능 점수에 고교 생활의 성실성을 파악할 수 있는 출결 상황이나 정성 평가를 고려하게 됐다.

매년 바뀌는 대입에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크지만 지원자 풀을 확대하면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대학의 치열한 경쟁도 계속되고 있다.

김기수 기자·민경순 내일교육 리포터 hellel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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