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공시기업 주가수익률 '4.5%'…미공시기업 '-16.9%'
4월 말 기준 143곳 공시 참여…금융·대기업 중심
“초기 참여 기업 많지 않지만 준수한 성과 달성”
지난해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률은 4.5%로 집계됐다. 금융업종의 경우 밸류업 공시기업의 지난해 주가수익률이 25.3%에 달했다. 반면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의 주가 수익률은 (-)16.9%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기준 밸류업 계획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143개사다. 주로 금융업종과 대기업 중심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초기 참여기업은 많지 않지만 준수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장기간 주주수익률이 낮은 중·소규모 기업들의 참여 활성화를 장기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에 일정부분 기여 = 27일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1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백서’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기업의 지난해 평균 주가수익률은 4.5%로, 미공시기업 평균인 -16.9%에 비해 21.4%p 높았다.
지난 3월 기준 125개 기업이 밸류업 공시에 참여했으며, 이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46%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시기업들이 제시한 기업가치 제고 목표는 주주환원(90%), 자본효율성(70%), 성장성(52%) 등으로 다양했다.
주주가치 중심 경영이 확산하면서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증가했다. 현금배당규모는 전년 대비 10.8% 증가한 32조7000억원으로, 코스피 밸류업 공시기업의 배당금 총액이 18조원으로 전체의 59.2%에 달했다.
자사주 취득 규모는 18조7000억원으로 전년 8조2000억원에서 130% 가까이 증가했고, 소각 규모는 4조8000억원에서 13조9000억원으로 190%가량 늘어났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9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0%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목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57%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이 같은 목표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비금융·중소형주 참여 미흡 ‘과제’ = 다만 비금융기업과 코스닥 및 중소형주의 참여가 미흡한 점, 밸류업 지수 편입기업 중 공시기업 비중이 높지 않은 점은 과제로 남았다.
이날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1년,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한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밸류업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점은 피할 수 없는 지적이고 대기업, 금융업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며 “장기간 주주수익률이 낮은 중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원인을 점검하고 개선계획 공시를 유도하기 위한 시장압력 및 지원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내 상장 비금융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해외 주요국 대비 만성적으로 낮은 것도 문제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주는 오랜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했고 거버넌스 개선이 기민하게 이뤄졌다”며 “비금융 기업 부문의 저평가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으로 본질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중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단기적으로는 기초체력이 탄탄한 대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개별 기업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주주환원정책 수립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대규모 기업의 75%는 과거 10년간 달성한 ROE가 주식 수익률보다 높다”며 “최소한의 여건을 갖춘 기업들은 기업의 현금 흐름이 주주의 현금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뢰만 형성되더라도 단기간에 PBR 상승, 지수 전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 방안으로는 “기업의 수익성 제고, 자본의 효율적 활용과 재배치 등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금융사들은 앞으로 위험가중자산 대비 얼마나 질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느냐가 향후 과제이고, 우수한 비금융기업은 얼마나 높은 성장성을 보이냐가 새로운 관전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