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양가 급등에 분상제 쏠림
4년 만에 60% 치솟아 … 6월 제로에너지건축 적용으로 분양가 더 오를듯
서울을 제외하고 최근 들어 아파트 분양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도로 나타났다. 경기도 아파트 분양가는 최근 4년 만에 60% 가량 치솟아 전용면적 84㎡의 경우 7억원을 넘어섰다.
2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아파트(임대 제외) 평균 분양가는 3.3㎡ 당 2196만원으로 집계됐다. 4년 전 2021년 1388만원보다 58.12% 높아진 가격이다. 국민평형인 전용 84㎡로 환산하면 약 4억7200만에서 7억4700만원으로 3억원 가까이 올랐다.
평당 분양가는 구리시가 가장 높았다. 구리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3334만원이었고, 수원시 3117만원, 성남시 2537만원, 고양시 2302만원 등으로 모두 평균을 넘었다.
경기도의 높은 분양가는 서울의 주택공급량이 부족한데다 서울 분양가격 급등에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4월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4541만원으로 나타났다. 전용 84㎡는 분양가가 15억원에 달한다.
이러다 보니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지역에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층이 늘어났고 공사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분양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도 아파트 분양가가 해마다 1억원 가까이 상승하면서 수요자 부담도 함께 가중되고 있다”며 “과거 분양가가 조금 비싸도 미래가치만 있으면 청약했던 시기와 다르게 저렴한 분양가를 갖춰 확실한 가치투자가 가능한 단지로 쏠림현상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체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내집마련에 나선 서민층들은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아파트로 몰리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경기 하남에 분양한 분상제 아파트단지 ‘하남 교산 푸르지오’는 일반공급 청약에 5만2920명이 몰리며 평균 263.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의왕에 공급된 분상제 단지 ‘제일풍경채 의왕 고천’도 21.58대 1의 성적을 보였다.
부동산업계는 분상제 아파트 쏠림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도 건축비와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6월부터는 민간 아파트도 ‘제로에너지건축물’ 5등급 인증이 의무화되면서 공사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 공공건축물에만 적용하던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를 민간 건축물로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6월부터는 30세대 이상의 민간 아파트도 5등급 인증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 고성능 창호, 단열재, 태양광 설비 등의 도입이 필수화된다. 업계는 이러한 조치로 인해 공사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