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수출 규제에도 1분기 실적 상승
데이터센터 사업 최고 실적
미국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28일(현지시각)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을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부문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이번 분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실적을 기록하며 AI칩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탄탄함을 보여줬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마감 이후 2026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매출은 440억600만달러(60조600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69%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도 1년 전보다 26% 증가한 149억달러(20조5900억원)로 집계됐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433억1000만달러)를 웃돈 것이고,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0.93달러를 상회한 0.96달러를 기록했다
AI칩 및 관련부품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도익 대비 73% 급증한 391억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하며 회사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했다. 데이터센터 매출 가운데 절반가량은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부터 발생했으며, AI 연구를 위해 수십 개의 엔비디아 칩을 연결하는 데 필요한 네트워크 제품 매출은 50억 달러에 달했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5~7월) 매출을 약 450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의 컨센서스인 459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목표치 하향에는 트럼프의 대중국 수출 규제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중국향 AI 칩 ‘H20’의 재고로 인해 45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했으며, 수출 제한이 없었다면 약 25억달러의 추가 매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H20 매출이 정상적으로 반영됐다면, 전체 분기 가이던스가 약 80억달러 더 높았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가장 수요가 높은 ‘블랙웰(Blackwell)’ 라인업만으로도 올해 1월 마감되는 회계연도에 약 98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롭게 출시된 블랙웰 기반 게임용 GPU의 판매 증가, 글로벌 AI 군비 경쟁에 따른 수요 확대, 중동 지역에서의 매출 성장세, 그리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견조한 AI 투자 수요 등이 실적을 뒷받침할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호실적 발표로 엔비디아의 주가는 정규 거래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5% 넘게 급등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