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사전투표 시작…세대별 투표율 변수되나

2025-05-29 13:00:23 게재

이·김, 서울·인천에서 투표 후 수도권 공략 집중

세대별 지지 성향 뚜렷 … 노년층 참여율 변수

29일 6.3 대선의 사전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20대 대선보다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선거운동 시작 후 여론조사에서 세대별 지지성향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사전투표에서 같은 현상을 보일지 주목된다.

중앙선관위 등에 따르면 제 21대 대선 사전투표가 29일 오전 6시 전국 3568개 사전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이날부터 30일까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10시 현재 전국 사전투표율은 5.24%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25일까지 실시된 재외국민 투표도 79.5%를 나타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투표를 같이할 대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중앙선관위·한국갤럽의 2차 유권자 의식조사(24~25일. 1512명. 무선가상번호 90.3% 유선 RDD 9.7%. 전화 면접.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 응답률 21.0%.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86.8%로 나타났다. 선관위가 지난 2~3일 실시한 1차 유권자 의식조사 때의 86.0%와 비슷한 수치다. 투표 참여 의향이 있는 응답자 중 ‘사전투표일에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7.4%였다. 연령대별로는 29세 이하 37.0%, 30대 40.5%, 40대 48.6%, 50대 42.5%, 60대 30.1%, 70대 이상 24.3% 등의 분포를 보였다.

지난 2022년 대선 투표율은 77.08%였고 사전투표율은 36.93%였다. 투표 참여자의 절반 정도가 사전투표를 한 것이다. 2014년 사전투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전투표율은 꾸준히 상승해왔다. 대선은 19대(2017년) 26.06%에서 20대(2022년) 36.93%로, 총선은 20대(2016년) 12.19%에서 21대(2020년) 26.69%, 22대(2024년) 31.28%로 올랐다. 지방선거는 7회(2018년) 20.14%, 8회(2022년) 20.62%를 기록했다.

주요 대선후보들도 첫날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전 10시 서울 신촌에서 투표했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인천 계양구 유세 중에 인근 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경기 화성시 동탄9동 사전투표소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오전 7시 30분께 전남 여수의 사전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9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 동상을 찾아 참배한 뒤 한 시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이번 사전투표가 탄핵에 따른 조기대선이라는 점이 선택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대통령 임기 만료에 따른 대선은 수요일, 사전투표는 금·토요일 실시된다. 그러나 21대 대선은 평일에 실시돼 주말을 끼고 있던 이전 선거와 비교해 직장인 등의 참여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특히 노년층 사전투표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19대 대선(60대 21.3%, 70대 18.0%, 80대 이상 11.4%)보다 20대 대선(60대 45.5%, 70대 39.9%, 80대 이상 26.0%)에서 크게 올랐다. 유권자 비중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선택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20대 대선 세대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40대 74.2%, 50대 81.4%였다. 60대와 70대는 각각 87.6%, 86.2%로 전체 투표율(77.1%)보다 10%p 높았다. 60대는 ‘선거인 구성비’가 16.4%였으나 투표자 구성비는 18.6%로 2.2%p 올랐다.

2022년 3월 9일 실시된 대선 당일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40~50대에선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60대 이상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두자릿수 이상의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한국갤럽의 5월 4주 조사(20~22일. 1002명)에서도 40대와 50대는 각각 62%, 59%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60대와 70대 이상은 각각 55%, 63%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

지난 대선에서 세대별 투표율 격차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실제 득표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전통적 진보 지지층이던 20~30대 유권자의 지지를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경선 당시 사전투표 폐지를 공약하는 등 부정선거를 옹호해 왔다는 점이 지지층의 사전투표 참여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이 후보가 서울 신촌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하며 청년들의 투표를 독려하고, 김 후보가 인천에서 투표 후 맥아더 공원 등을 돌며 유세를 이어가는 것도 이를 고려한 일정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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