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일반고 교육과정 어떻게 다를까?”
2025학년도 안양 일반고 교육과정 비교 분석
진로 중심 선택과목으로 차별화되는 일반고 교육과정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점차 학생 선택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학교 선택은 단순히 거리나 명성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학교별 편제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자녀의 희망 진로에 맞는 과목이 개설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안고, 부흥고, 백영고, 신성고, 평촌고 등 5개교의 2025학년도 신입생 교육과정 편제표를 살펴봤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동안고_ 융합과학과 인문교양의 균형
동안고는 이공계와 인문계열 모두를 포괄하는 다양한 선택과목을 제공한다. 과학 탐구 영역에서는 ‘융합과학 탐구’, ‘기후 변화와 환경생태’, ‘전자기와 양자’, ‘행성우주과학’ 등 탐구 중심 과목들이 눈에 띈다. 특히 ‘과학의 역사와 문화’ 같은 융합형 과목은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다.
인문·사회계열 과목도 강점을 보인다. ‘윤리문제 탐구’, ‘역사로 탐구하는 현대세계’, ‘문학과 영상’, ‘언어생활 탐구’ 등은 학생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보기술과 관련해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기초’도 개설되어 있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교육도 포함된다.
부흥고_ 실용 기반 진로 연계 교육과정
부흥고는 실용성과 진로 연계를 강조한 교육과정이 돋보인다. ‘로봇과 공학세계’, ‘지식 재산 일반’, ‘정보과학’, ‘심화 체육 전공 실기’와 같은 실천형 과목을 통해 학생들이 직무 기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사회과 중심의 인문탐구 과목이 풍부하다. ‘윤리문제 탐구’, ‘사회문제 탐구’, ‘세계시민과 지리’, ‘현대사회와 윤리’ 등은 정치·사회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유익한 진로 기반을 제공한다. 미술, 음악, 체육 등의 예체능 과목도 다양한 대체 선택형으로 운영되며, 전공 실기까지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백영고_ 인문계열 강세, 융합형 교육 강조
백영고는 인문사회계열 중심 교육과정이 가장 탄탄하게 구성된 학교다. ‘문화로 보는 한국사’, ‘논리와 사고’, ‘교육의 이해’ 등은 단순 암기 과목을 넘어서 사고 중심 교육을 추구한다. 또한 ‘수학과 문화’와 같이 수학과 인문학을 융합한 과목도 마련되어 있어 융합적 사고를 자극한다.
외국어와 관련해서는 일본어, 중국어 외에도 ‘고전 읽기’, ‘한자’, ‘생활 속의 한자’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인문학의 기본소양을 갖춘 교양교육이 강화된 구조다. 또한 ‘심화 영어’, ‘영미문학 읽기’ 등 영어 중심 과목도 풍부해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선택지도 넓다.
신성고_ 고급과학 특화, 이공계 최적화 커리큘럼
신성고는 단연 이공계열 진학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다. ‘고급 물리학’, ‘고급 화학’, ‘고급 생명과학’, ‘고급 지구과학’ 등 고급과학 과목군을 폭넓게 개설한 점이 큰 강점이다. 일반적인 과학과목 외에도 ‘과학토론’, ‘창의융합과제연구’와 같은 고차원적 사고 훈련 중심 과목이 포함되어 있어, 의학계열·공학계열 진학 희망 학생에게 큰 도움이 된다.
수학 영역에서는 ‘전문 수학’, ‘기하’, ‘미적분Ⅱ’ 등의 과목이 충실하게 구성되었고, 정보 과목으로 ‘정보’, ‘논술’, ‘세계문화와 영어’ 등도 함께 편제되어 있어 인문·융합형 학생의 선택도 가능하다.
평촌고_ AI·데이터 기반 실용 융합 교육
평촌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실용 융합 교육에 특화되어 있다. ‘데이터 과학’, ‘인공지능 수학’, ‘소프트웨어와 생활’ 등의 과목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실용 중심 과목은 정보통신, IT, 소프트웨어 진로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매우 유익하다.
이외에도 ‘관광중국어’, ‘관광일본어’ 같은 특화 언어과목은 서비스 산업이나 국제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에게 실용적 기반을 제공한다. 동시에 전통적인 과학탐구 과목인 ‘융합과학 탐구’, ‘행성우주과학’, ‘전자기와 양자’ 등도 함께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진로군 학생을 포용하는 편제다.
진로별 과목 선택 전략은?
공통과정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대체로 유사하지만, 2학년 이후 개별 선택과정에서 각 학교의 교육 철학과 진로 지향이 확연히 드러난다.
공통과정으로는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과학, 체육 및 예술이 편제되며, 대수, 미적분Ⅰ, 문학, 독서와 작문, 영어Ⅰ, 과학탐구실험 등이 모든 학교에서 개설된다. 여기에 각 학교는 자체 선택과정을 통해 특색 있는 진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수학(미적분Ⅱ, 기하), 고급과학(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융합과학탐구, 정보기술(AI, 데이터과학, 프로그래밍) 관련 과목들을 중심으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신성고, 평촌고가 두각을 나타낸다.
반면, 인문계열 학생은 문학·역사·철학·사회 관련 탐구 과목 중심의 구성이 중요하다. ‘문학과 영상’, ‘윤리문제 탐구’, ‘논리와 사고’, ‘교육의 이해’, ‘사회문제 탐구’ 등은 백영고와 부흥고에서 강세를 보인다.
동안고는 균형 잡힌 과목 배치를 통해 어느 계열이든 진로에 맞는 선택이 가능하며, 평촌고는 실용과 융합이 모두 가능한 구성으로 상경·서비스·소프트웨어 진로 모두를 고려할 수 있다.
선택형 교육과정은 결국 학생 개인이 진로를 중심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이다. 이제는 ‘좋은 학교’보다 ‘나에게 맞는 학교’를 고르는 시대다. 진학과 진로, 교육철학과 학교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