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노조 선거, 집행부 교체 우세

2025-12-08 13:00:37 게재

우리·씨티은행, 야권세력 승리

KB국민은행, 현 위원장 신승

다음주 금융노조 선거도 주목

은행권 노조 집행부 선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달 잇따라 치러진 주요 시중은행 노조 선거에서 기존 집행부 교체와 유지가 엇갈린 가운데 두 곳에서 야권세력이 승리했다. 다음주 치러지는 은행권과 금융공기업노조 상급단체인 금융노조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은행권과 금융공기업 등의 노조를 대표하는 금융산업노조 집행부 선거가 오는 16~18일 열린다. 이번 선거에는 위원장 후보로 두 명이 출마했다. 사진 금융산업노조 제공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치러진 금융노조 산하 KB국민은행지부 집행부 선거결과 현 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날 전체 선거인수 1만780명 가운데 9300명(86.27%)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현 위원장인 김정 후보가 결선투표 끝에 52.84% 득표로 당선됐다. 도전에 나섰던 노인호 후보는 47.16% 득표에 그쳐 패배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치러진 우리은행지부 집행부 선거 결선투표에서는 선거인수 8677명 가운데 8281명(95.44%)이 참여해 이동혁 후보가 73.18%의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이에 비해 현 위원장인 박봉수 후보는 26.82% 득표에 그쳐 재선에 실패했다.

씨티은행지부 선거에서는 이장호 후보가 51.59%로 당선됐다. 현재 위원장인 진창근 후보는 48.41% 득표에 그쳤다.

최근 치러진 은행권 노조 선거는 다소 혼탁한 가운데 치러졌다. 대체로 기존 집행부 내부에서 세력이 분화하면서 ‘수성’과 ‘도전’ 구도로 선거가 진행됐다. 선거 과정에서 각종 고소·고발이 벌어지는 등 상호 공격이 어느 때보다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대부분 같은 집행부 안에서 활동하다 의견이 갈려 독자적인 출마를 하면서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안다”며 “특히 우리은행지부는 기존 노조집행부의 전횡에 대한 조합원의 반감이 심해 압도적인 표차로 야권이 승리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개별 은행 노조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관심은 오는 16~18일 치러지는 금융노조 집행부 선거에 쏠린다. 이번 선거에는 현 위원장인 김형선 후보와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인 윤석구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맞붙어 격전을 벌였다. 지난해 선거에서는 선거법 위반 등을 이유로 윤 후보의 당선이 무효가 되면서 다시 치러진 선거 끝에 김 후보가 당선됐다.

당시 선거과정에서의 앙금이 여전히 남은 가운데 두 후보의 올해 재대결 양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안팎에서는 선거결과를 점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두 후보간 지지기반은 다소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전현직 노조 간부 등에 따르면, 김 후보측은 금융공기업 지부 지지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윤 후보측은 상대적으로 조합원이 많은 시중은행 지부의 지지가 높다는 후문이다.

한 시중은행 전직 노조 위원장은 “표의 응집력은 조합원 수가 적은 금융공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선거인 수가 압도적인 시중은행 조합원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다”며 “대형 시중은행 지부 조합원의 표심이 지부 집행부가 지지하는 대로 따라갈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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