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혁신기업인 열전 ⑪ 강주일 아이버스 대표

국내 유일 대형 통학버스 전문…한국의 ‘블루버드’ 목표

2025-11-26 13:00:02 게재

어린이 통학차량 전문기업 … 국내 최초 12m 전기버스 출시

어린이전용시트 안전장치 경보시스템 독자개발로 안전성 확보

저탄소복합소재 적용 … 김제시 백구농공단지에 신공장 마련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강력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세계는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한국은 지속되는 저성장에 고환율, 수출경쟁력까지 떨어지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의 성장은 기업인들의 혁신정신이 일궈 온 성과다. 내일신문은 기업가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혁신기업인을 연재한다. 그들의 고민과 행보가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좋은 지침을 담고 있어서다.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일하던 자동차검사원은 어린이 안전에 관심이 높았다. 1999년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는 충격이었다. ‘안전’은 그에게 삶의 지표가 됐다. 2006년부터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전북지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아빠로서 어린이 안전에 더욱 집중했다. 통학버스 연구개발은 이렇게 시작됐다. 2018년 회사를 설립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어린이 통학버스를 만들기 위해서다. 회사명도 ‘아이버스’로 지었다. 아이들의 안전을 의미한다. 5년 후 회사는 어린이통학버스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형 통학버스 제조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현대자동차의 스타리아 기반 어린이 통학차량은 현대자동차와 양분하고 있다.

이제 한국의 ‘블루버드’를 목표로 삼았다. 블루버드는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된 미국의 대표적인 스쿨버스 제작기업이다. 아이버스와 강주일 대표의 ‘가장 안전한 어린이 통학차량 만들기’는 진행형이다.

◆최고의 안전장치 적용 = 아이버스(대표 강주일)는 전북 전주시에 본사가 있다. 지난 20일 방문한 아이버스의 넓직한 본사 앞마당에서는 노란색의 통학버스가 즐비해 있다. 공장에는 버스와 스타렉스 차량이 통학버스로 개조되고 있다.

강주일 대표는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어린이 통학버스 기준을 만드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현재 하루 8대를 생산한다. 연간 200대 이상이다. 자동차제조사에서 출고한 버스를 어린이 맞춤형으로 개조한다. 성인체형의 의자와 발판을 바꾼다. 다양한 안전장치를 장착하면 어린이 전용버스로 탈바꿈된다.

아이버스는 국내 최초로 전기 대형 통합버스를 개발했다. 국내 유일의 12m 고상 전기대형 버스도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기반 스타리아 어린이 통학버스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아이버스 통학버스는 친환경·저탄소 차량이다. 아이버스는 안전에는 타협이 없다. 그간 특화기술 개발에 힘썼다. 모든 차량에는 탄소복합소재 차체(CFRP)를 적용해 경량화와 충돌 안전성을 대폭 강화한 게 장점이다.

GPS 기반 전자동통합제어시스템은 차량안전의 핵심 기술이다. 발판 정지표지판 어린이보호표시등 등 핵심 안전장비를 운전자의 별도 조작없이 자동으로 제어한다. 정류장 위치를 한번만 등록하면 차량이 정류장에 정차하면 자동으로 모든 기능이 활성화된다.

강 대표는 “평균적으로 운행 중 어린이보호시스템 동작버튼 조작 횟수가 월 1000회에 달하지만 아이버스 통학버스는 0회”라고 설명했다. 운전자는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어 사고위험이 감소한다는 이야기다. 어린이 체형에 맞는 3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한 어린이 전용의자도 독자 개발했다. 3점식 안전벨트는 연령·신장에 따라 높이조절이 가능하다. 의자는 3열~4열까지 탑승한 아동 확인이 용이하다.

안전벨트 착용과 착석경보시스템도 장착했다. 어린이가 의자에 앉으면 앱 화면에 좌석번호가 빨간색으로 깜빡인다. 안전벨트 작용 시 녹색이 점멸한다.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차 안전장치도 적용했다. 모든 어린이의 하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차량 마지막 열에 ‘확인벨’을 설치했다. 확인벨을 눌러야 차량시동 등 시스템이 종료된다. 어린이 갇힘 사고를 방지한다.

지난 20일 강주일 아이버스 대표가 전북 전주시에 본사공장에서 통학버스 개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어린이 갇힘사고 원천 봉쇄 = 아이버스는 현재 11인승, 15인승, 22인승, 39인승, 46인승 어린이 통학버스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통학버스 경유차 신규 등록금지와 전기차 전환 유도 정책에 발맞춰 기아자동차 PV5 기반 어린이 통학버스, 스타리아 EV 기반 어린이 통학버스 등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승·하차 감지센서, 차내 방치방지시스템 등 안전기술 고도화에도 나섰다. 점식 높이조절 어린이 시트 고급형 개발에도 착수했다. 향후 노인보호차량으로도 사업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현재 오래된 어린이 통학버스가 노인복지시설 차량으로 사용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강 대표는 “시장점유율을 50% 이상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기준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아이버스는 김제시 백구농공단지 내 5000평 규모의 신공장을 마련했다. 시야가 탁 트인 이곳에는 2층 규모의 전시장과 신설 생산공장이 양쪽으로 나란히 들어서 있었다. 이곳에는 사무동과 함께 직원용 샤워실, 골프연습장 등 편의시설도 갖춘다.

아이버스는 2021년 이노비즈 확인을 획득했다. 올해 2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3년 후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전주=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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