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해양지배력 경쟁 속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 2025’ 북적

2025-05-30 13:00:03 게재

한화·HD현대 전시관 나란히 배치하고 K-해양방산 선도

한화 김동관 “사업보국 창업정신으로 국가경제에 기여”

HD현대 정기선 “대한민국 넘어 글로벌 해양안보 책임”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해 31일까지 나흘간 펼쳐지는 ‘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마덱스)이 국내외 방산 관계자와 일반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해양지배력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한국의 해양방위산업 역량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HD현대와 한화그룹은 마덱스 분위기를 이끌었다. 전시장 입구에 통합관을 나란히 배치한 양사는 한편으로 경쟁하면서 한편으로 서로 어울려 K-해양방위산업의 성장을 대표했다.

28일부터 3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마덱스)이 국내외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전시관을 들어서면 왼쪽에 HD현대 통합 전시관과 오른쪽 한화 3사 통합관이 나란히 배치돼 양사의 다양한 첨단 방산체계를 비교할 수 있다. 사진 연합뉴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28일 오후 1시간 간격으로 열린 양사의 환영리셉션에 모두 참석해 “해군도 K-방산 수출의 코리아 원팀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4회를 맞은 올해 마덱스에는 최근 K-방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호주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14개국에서 200여개 방산업체가 700여개 부스로 참여했다. 전시규모는 2023년 13회 때보다 24% 늘었다.

대한민국 해군과 해군협회,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개최한 마덱스는 1999년부터 격년으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해양방산 전문 전시회로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주최측에서 초청한 30개국 해군 장성, 해병대 사령단 등 70여명의 대표단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J중공업 등 국가대표급 해양방산업체들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국방과학연구소 한국선급 등 국내를 대표하는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롤스로이스 GE에어로스페이스 탈레스 등 해외 유명 방산업체들의 부스를 관람했다.

포르투갈 루마니아 폴란드 등 6개국의 방위사업 고위급 관료들도 우리 기업이 선보이는 첨단 해양 방산 무기체계를 살펴봤다. 무역협회는 코트라와 함께 13개국 15개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조선·조선기자재 기업들과의 수출 상담회도 열고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했다.

◆HD현대, 국내 첫 함정 분야 방산원가관리 인증 =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이 차세대 스텔스 함정을 형상화한 부스를 LIG넥스원과 공동으로 운영하며 국내함정 수출함정 미래함정 등 3가지 테마로 전시 부스를 구성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마덱스 개막일인 28일 전시장에서 열린 환영 리셉션에 참석해 K-해양방산의 미래비전도 제시했다.

정기선(왼쪽) HD현대 수석부회장이 28일 마덱스 HD현대 전시관에 마련된 리셉션에서 K-해양방산 비전을 제시했다. 사진 정연근 기자

정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마덱스를 위해 제작한 HD현대의 홍보영상을 언급하며 “영상 속 나대용 장군은 거북선을 설계·제작한 조선시대 최고의 선박 기술자로서 그가 만든 거북선은 조부이신 정주영 창업자에게 조선업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HD현대는 대한민국 첫 전투함인 울산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6척의 함정을 제작, 이 중 18척을 해외에 수출했고 최근에는 우리 기술로 최고의 이지스함인 정조대황함을 건조하고 필리핀과 페루에 잇달아 최신예 함정을 수출했다”며 “HD현대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무인화 및 자동화, 전동화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해양 방위를 넘어 글로벌 해양 안보를 뒷받침하는 최고의 함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리셉션에는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을 비롯 페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태국 콜롬비아 케냐 등 7개국 인사들이 참석해 K-해양방산의 위상을 보여줬다.

HD현대중공업은 29일 방위사업청 방위산업진흥국에서 주관하는 ‘방산원가관리체계 인증서’도 받으면서 국내외에서 수주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방산원가관리체계 인증제도는 방위사업청이 방산물자에 대한 공정하고 투명한 원가관리를 위해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방산업체가 해당 인증을 받으면 방산물자에 대해 추가 이윤을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2012년 인증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지상, 항공 분야 방산업체 12곳이 인증을 받았고 함정 분야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최초로 인증을 받았다.

HD현대는 29일부터 마덱스에서 채용박람회를 열고 군 출신 우수 인재 영입에도 나섰다.

마덱스 행사장 2층에서 열리는 채용박람회는 HD현대의 조선 계열 3사인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와 HD현대마린솔루션이 주관한다.

◆한화오션, 폴란드와 방산 협약 체결 =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 3사는 마덱스에 한화 통합관을 운영하며 미래 해양통합시스템을 제시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개막일에 이어 29일에도 잇달아 전시회장을 방문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 부스 외에도 KAI 대한항공 HD현대 등 부스를 방문해 K-방산을 함께 이끌어 가는 파트너 기업들의 기술과 제품을 확인하고 미래사업 방향에 대한 구상을 이어갔다.

김동관(가운데) 한화그룹 부회장이 마덱스 한화 통합전시관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그는 28~29일 잇달아 마덱스 전시관을 찾아 미래사업 구상을 이어갔다. 사진 정연근 기자

김 부회장은 28일에는 국내외 군 및 방산업체 관계자와 해외 정부 대표단 등이 참석한 ‘칵테일 리셉션’도 열었다. 그는 “한화는 국가단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사업환경에서 사업보국(事業報國) 창업정신을 깊이 되새기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국격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30년 글로벌 10대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부회장은 리셉션에서 국내외 군·방산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화 방산의 미래 기술 및 비전을 소개하고 한화오션 중심의 해양방산 사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으로 이어지는 방산 3사의 통합역량과 시너지 효과도 설명했다.

그는 HD현대와 경쟁하고 있는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에 대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28일 마덱스 전시장 부스에서 특수선사업부장 어성철 사장과 폴란드 국영방산그룹 ‘PGZ SW’와 나우타선소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3월부터 한화오션이 폴란드 현지에 수 차례 실무 회의를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결실이다.

폴란드 기업들의 대표 일행은 협약식을 맺기 전 27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도 둘러보고 생산능력을 확인했다. 이들은 한화오션과 오르카 사업은 물론 자국 해군 함정산업의 현대화, 해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기회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폴란드 현지 기업과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오르카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경쟁력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어성철 사장은 “오르카 잠수함 사업 수주를 넘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HJ중공업, 마덱스·영도조선소 연결 마케팅 = 부산에 위치한 중견조선소 HJ중공업도 마덱스에서 상륙정 등 함정과 경비정을 전시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활동에 적극 나섰다.

1974년 국내 첫 해양방위산업체로 지정된 HJ중공업은 설계와 건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이르기까지 함정의 생애주기에 걸쳐 1200여척이 넘는 다양한 함정과 경비함, 군수지원 체계 사업을 수행했다.

HJ중공업이 마덱스에 전시한 고속상륙정 모습. 상륙정이 해변까지 올라와 군사와 장비 상륙효과를 높였다. 사진 HJ중공업 제공

해군이 발주한 고속상륙정(LSF-I, LSF-II) 8척을 모두 수주·건조했고 이들 함정의 유지·보수·정비사업까지 수행하면서 인도한 지 20년 가까이 된 고속상륙정 1~2번함이 현재까지 제 성능을 발휘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HJ중공업은 개막일인 28일에는 국내 중형조선사와 부산기자재협동조합 간 ‘조선기자재 공동납품플랫폼 구축 및 공동납품사업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30일에는 호주와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사절단의 영도조선소 방문 환영 행사를 주관하여 수출시장 재진입을 위한 해외 방산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각국 대표단으로부터 함정 관련 문의와 함께 영도조선소 견학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국내 대표 해양방위산업체로서 축적된 경험과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정연근·정재철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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