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엔비디아가 선택한 위라이드

2025-06-05 13:00:02 게재

중동서 로보택시 시범 운영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위라이드(WeRide Corp ADR:WRD)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본격 개시하며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GPU 기업 엔비디아의 지분 투자와 차량 공유 플랫폼 우버(Uber)와의 전략적 협업에 이어, 중동 진출 성과까지 더해지며 위라이드는 ‘자율주행 시장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위라이드는 5월 27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손잡고 수도 리야드와 북서부 유적지 알울라에서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우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올해 안에 상업적 운영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아람코 직원 전용 커뮤니티와 리츠칼튼 리야드 등 고급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시험 주행을 시작했다.

위라이드는 2017년 중국 광저우에서 출범한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 최고 수준인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5개국에서 자율주행 허가를 받은 유일한 기업이다.

2024년 10월 25일(미국 동부 시간)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1주당 15.50달러였으며 4일자 종가는 9.16달러, 시총은 25억6000달러이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동반 관계가 눈길을 끈다. 엔비디아는 지난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위라이드 주식 약 173만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당일 시가총액이 80억달러를 넘어서며, 주가는 하루 만에 125% 폭등했다. 양사는 이미 2017년부터 협력해 왔으며, 위라이드의 자율주행차에는 엔비디아의 GPU가 핵심 부품으로 탑재돼 있다.

위라이드의 가장 큰 강점은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인 우버(Uber)와의 전략적 협업이다. 우버는 2025년 5월 위라이드에 1억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자율주행 분야 최대 파트너로 위라이드를 선택했다.

양사는 위라이드의 라이다(LiDAR), 정밀지도(HD Map), 5G 통신, 클라우드 기반 관제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5년간 유럽과 중동 등 15개 도시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위라이드는 우버 플랫폼에 통합된 서비스 운영을 통해 방대한 운행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기술·안전 기준·규제 대응도 공동 개발하고 있어 세계 자율주행 시장에서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위라이드는 매년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2024년 마감 기준 단기투자를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48억위안(약 9000억원), 영업활동에 들어간 비용은 총 23억위안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따라서 25억위안(약 469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따른 높은 연구개발비와 운영비용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향후 지속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위라이드는 이와 함께 향후 12개월 내 최대 1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위라이드는 전기차 제조에 강점을 가진 중국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고정밀 지도와 5G 통신망을 결합해 AI 기술의 열세를 보완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상용화에서 중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기업으로는 미국 알파벳(구글) 산하의 웨이모(Waymo)가 대표적이다. 웨이모는 10년 이상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온 선두주자로, 유료 승차 기록만 1000만건 이상에 달할 정도로 실적과 데이터를 모두 확보하고 있다. 중국 내 경쟁사로는 포니.ai와 바이두 아폴로가 거론된다.

중장기적으로 테슬라와의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테슬라는 개인 차량에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로보택시로 전환하는 모델을 추구하는 반면, 위라이드는 도시 단위의 플릿(차량군) 기반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위라이드는 로보택시, 로보셔틀, 로보밴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글로벌 확장 전략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28년까지도 손익분기점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의 규제 장벽과 기술 신뢰도 확보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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