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단체장 리스크’
홍준표 사퇴 이후 부시장이 대행 이철우 대선출마 뒤 암투병 휴가
대구시와 경북도가 비상운영체제에 들어갔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사퇴와 이철우 경북지사의 암투병 등으로 사실상 두 지자체의 단체장이 유고 상태다.
대구시는 홍준표 전 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지난 4월 11일부터 김정기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을 대행하고 있지만 책임과 권한행사 추진동력 측면에서 선출직 단체장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출범한 이재명정부에서 대구의 각종 현안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핵심 현안인 대구경북신공항건설과 취수원 이전 등에 대해 이재명정부가 협조적일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시는 신공항 건설을 1호 대선공약으로 요구하며 정부의 공공자금관리기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취수원 이전도 새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이다. 하지만 대구 취수원의 안동댐 하류 이전에 상주시 의성군 등 관련 지자체와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어 이재명정부가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지도 의문이다. 더군다나 민주당은 대선에서 대구 취수원 다변화를 공약한 바 있어 새정부에서 원점 재검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기 시장 권한대행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새정부 출범에 맞춰 기존 사업들에 대한 축소나 확대, 계속이나 유보 등 정책 판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산불피해의 복구와 이재민들의 일상회복, 아시아태평양경제체제(APEC) 정상회의 개최 등 대형 현안을 해결해야 할 경북도도 단체장 유고로 도정운영에 비상상황을 맞고 있다. 최근 이철우 지사가 암투병에 들어가면서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철우 지사는 지난달 29일 부단체장 회의에서 “암진단을 받았다”며 투병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 이 지사는 이후 대구의 모 병원에 입원해 1차 항암치료를 받고 퇴원해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는 따라서 당분간 김학홍 행정부지사와 양금희 경제부지사를 중심으로 도정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우선 대규모 산불피해 수습 및 복구와 이재민 일상회복,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 등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지사는 연가를 내고 항암치료를 하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출장·휴가 등 일시적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어 부단체장이 그 직무를 대리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