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보험, 팬클럽활동에서 강도피해까지 보장
아이디어전쟁 치열, 2030 브랜드효과 기대
교보플래닛, 20대 비중 3년새 5%p 증가해
팬클럽 활동에서 강도·사기 피해까지 보장하는 다양한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들이 보험업계 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주춤했던 미니보험 시장에 다시 집중하는 모양새다.
미니보험은 대개 1만원 이하의 보험료를 내고 짧게는 1시간, 길게는 1년간 필요한 혜택을 받는 것을 말한다. 종전까지 1년 이하 단기보험으로 대표적인 것은 여행자보험과 자동차보험이 대표적이다. 자동차보험은 1년 의무가입을 해야하지만 단기보험의 대표적 상품인 원데이자동차보험이 등장했다.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1시간 운전만 보장하는 경우도 있다. 여행시장에서도 레저보험이 여행자보험의 빈틈을 메우고 있다. 특정 레저활동이나 시간대만 보장하는 형태다. 최근에는 캠핑족을 위한 캠핑차박보험도 등장했다. 이 보험들은 원하는 영역에서 필요한 것만 보장해주기 때문에 실속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최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강도 등 강력범죄 피해를 볼 경우 위로금 최대 2000만원을 보장하는 ‘강도피해보험’을 내놓은 바 있다. 40세 남성의 경우 2600원 가량 지불하면 1년간 보장받을 수 있다. 농협생명보험은 고령의 부모님이 1만원 안되는 보험료를 지불하면 깁스, 골절, 강력범죄 등의 보험금을 5만~300만원까지 보장받는 ‘효도보험’을 판매중이다. 교보생명은 2000원도 안 되는 보험료를 낸 뒤 책을 읽다가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 보험금 10만원을 보장하는 ‘독서보험’을 내기도 했다. 롯데손해보험은 대규모 아이돌 콘서트나 팬덤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해와 사기 등을 보장하는 ‘덕밍아웃상해보험’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잠재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는게 급급했지만. 최근에는 타케팅과 효과 극대화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미니보험시장은 보험사의 개인정보확보를 위한 전쟁터였다. 예를 들어 독감 미니보험의 경우 5000원 안팎의 보험료를 지불한 뒤, 1년 안에 독감에 걸리면 10만~15만원의 보험금을 받는다. 이러한 보험은 단기적으로 보험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보험을 들어 놓더라도 독감이 한번 유행이라도 한다면 손해율은 커진다.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건강에 관심을 갖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확보하는 기회가 된다. 일종의 타깃보험이다. 이들에게 장기건강보험 상품을 안내하고 가입을 권유하면 일반 고객에 비해 가입률이 높아진다.
실제 디지털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최근 3년새 보장성보험 유지 고객 중 20대 비중이 5%대에서 10%대로 늘어난 사실을 확인했다. 이 회사는 식중독보험은 물론 회식보험 페스티발보험 기후동행케어보험 등을 출시하면서 젊은층에게 입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국내 생명보험 가입자 평균 연령은 46세인데 반해 교보라이프플래닛 고객 평균 연령은 36세에 불과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보험사들의 경우 더 기발하고 다양한 보험상품이 많아 관련 부서에서 쉬지않고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며 “당장 좋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2030 젊은 층이 보험에 갖는보정적 선입견을 변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