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도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 0.9%로 낮춰

2025-06-09 13:00:02 게재

당초 2.1%에서 1.2%p 낮춰, 수출·수입 모두 감소

상반기 극심한 부진 상쇄 어려워, 건설투자 3.6%↓

한국은행·KDI에 이어 성장률 하향 조정, 새정부 변수

한국산업은행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을 0.9%로 수정했다. 지난해 11월 2.1%의 성장률을 제시했다가 1.2%p 낮춘 것이다. 지난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낮췄고, 산업연구원도 2.1%에서 1.0%로 하향 조정한데 이어 산업은행도 0.9%를 제시한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하반기 회복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 예상 보다 회복세가 더디거나 상황이 악화되면 실제 성장률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산은은 5일 발간한 ‘산은조사월보’(5월호) ‘2025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 경제는 2분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로 내수가 점차 개선되겠으나, 수출 둔화와 건설투자 부진으로 전년(2.0%) 보다 낮은 0.9% 성장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2.1% 수준으로 전망했다. 물가 안정 및 실질 구매력 향상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 반도체 및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따른 설비투자 증가로 내수가 회복하며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국내 경제는 내수부진과 통상 환경 악화로 인한 수출 둔화로 전분기 대비 0.2% 하락했다. 특히 건설투자가 장기간 수주 부진과 고금리 지속, 부동산 PF부실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하락하는 등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산은은 “2분기 이후 민간소비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반도체 투자 수요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하며 내수가 소폭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건설투자는 하반기부터 부진이 점차 완화될 여지는 있으나 상반기 극심한 부진을 상쇄하기는 어려운 수준으로 내수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은 반도체 수출 증가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로 대부분 품목의 수출이 위축되며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건설투자가 크게 줄면서 성장률 상승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봤다. 올해 1분기 건설투자는 고금리와 부동산 부실 확대, 장기간 수주 부진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하며 2000년대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산은은 지난해 2분기 이후의 수주 개선 영향이 하반기부터 반영되며 회복되겠으나, 장기간 수주 감소에 따른 상반기 부진으로 올해 건설투자는 3.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2~4분기 건설수주가 늘고, 2023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건축착공 면적 증가 등의 효과가 하반기 이후 나타나며 건설투자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건설용 중간재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부동산PF 및 건설사 부실 우려, 미분양주택 증가, 7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DSR 3단계 규제 등은 건설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과 수입도 각각 2.6%,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와 수출 감소에 따른 중간재 수입 수요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는 수출 부진에 다른 상품수지 흑자 감소와 서비스수지 적자의 증가로 전년(990억달러) 보다 감소한 650억달러 흑자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내수 부진,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1.9% 상승, 실업률은 취업자수 증가 폭 둔화에도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인해 2.9%로 예상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낮추고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중 씨티(0.6%), JP모건(0.5%)은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0.7→1.1%), 바클리(0.9→1.0%)는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올렸다. 이재명정부가 내수진작 등을 위해 대규모 추경에 나설 경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

산은은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2.0%에 그쳤다. 반면에 2022년과 2023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각각 2.6%, 1.4%로 전망했고 실제 성장률은 전망치와 같았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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