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국민고통 물가, 대책 보고하라”
2차 비상경제점검TF 회의 주재 … “라면값 2000원 맞나”
비상계엄 가담 경호처 본부장 전원 대기발령 ‘인적쇄신’
취임 2주 만에 다자외교무대 데뷔 … 1기 참모진 윤곽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예요?”
취임 6일째를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9일 2차 비상경제점검 TF 회의를 주재하며 2000원대로 치솟은 라면값을 콕 찍어 지적하며 물가안정을 강조했다.
주말을 지나며 대통령실 1기 참모진 윤곽이 거의 드러난 가운데 관심은 내각 인선으로 쏠리고 있다. 다만 국민추천제 등을 활용하기로 한 만큼 속도조절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또 이날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대통령경호처 본부장 5명을 전원 대기발령 조치하며 ‘인적쇄신’ 신호탄을 쐈다.
이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TF회의 모두발언에서 “(물가 오르는 데) 이유가 여러 가지 있을 것”이라면서 “물가가 우리 국민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현안과 가능한 대책 뭐가 있을지 챙겨서 다음 회의 이전에라도 보고해 달라”고 말했다.
최근 식품 등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 바 있다. 비상계엄 사태 권력 공백이 이어지며 주요 식품기업들이 잇달아 라면값을 인상하는가 하면 계란 등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는 등 서민 먹거리 물가가 오르고 있는 것. 실제로 통계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라면 물가는 1년 전보다 6.2%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을 훌쩍 넘겼다.
이 대통령이 회의에 앞서 라면 한 개 가격이 2000원을 넘는 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자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맥주와 라면 등이 많이 오른 부분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회의에서) 추경안 중심으로 경제 활성화 방안을 토의하겠다”면서 “우리가 쓰는 한 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여러분이 하시는 일이 얼마나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지 책임감을 가져 달라”고 참석 장관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4일 취임 첫날 저녁 7시반부터 9시50분까지 열린 회의의 후속 성격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추경을 위한 재정 여력과 추경이 가져올 경기 진작 효과에 대해 묻고 적극적인 경기, 민생 진작 대응과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바 있다.
참석자들에게 개인 전화번호를 전달하며 입법적 요구사항이나 작고 세세한 발상이라도 언제든 제안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이 대통령의 개인 번호를 모두 저장했다고 한다.
취임 후 숨가쁜 일정을 소화중인 이 대통령은 15~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취임 2주 만에 초고속으로 다자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여분간 통화하며 정상외교에 시동을 건 바 있다. 이번에는 다자외교 무대를 통해 ‘이재명식 실용외교’의 첫 시험대에 설 것으로 보인다.
취임 후 첫 주말에는 대통령실 참모 인선에 속도를 내며 ‘3실장 7수석 1보좌관’ 체제 개편을 마무리했다. 3실장 중 공석이었던 정책실장에는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경제성장수석에는 하준경 한양대 교수, 사회수석에는 문진영 서강대 교수가 발탁됐다. 기획재정부 개혁과 관련해 역할을 하게 될 재정기획보좌관에는 류덕현 중앙대 교수가 임명됐다.
비서실장 직속 정무수석에는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보소통수석에 이규연 전 JTBC 대표, 민정수석에 오광수 변호사가 선임됐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