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 인적쇄신 신호탄…계엄 가담 본부장 대기발령
본부장 5명 전원 … “윤 전 대통령 사병으로 전락해 국민들 공분”
경호처 “스스로 성찰·진솔한 사죄 … 뼈 깎는 심정으로 거듭나겠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며 국민적 공분을 샀던 대통령경호처가 새 정부 들어 인사 및 조직 쇄신 1호 타깃이 됐다. 대통령실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경호처 수뇌부를 대기발령 조치하는 등 인적쇄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오늘자로 인사위원회를 열고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경호처 본부장 5명을 전원 대기발령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12·3 내란 과정에서 경호처는 법원이 합법적으로 발행한 체포영장 집행과 압수수색을 막으면서 사회적인 혼란과 갈등을 초래했다”며 “경호처 수뇌부는 적법한 지시를 거부하고,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한 간부를 상대로 인사보복을 취하기도 했다”고 이번 인사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해야 할 국가기관이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병으로 전락해 많은 국민의 공분을 샀다”며 “추가 인사조치가 나오기 전까지 대통령경호처는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또 “새 정부가 들어선 데 따른 인적쇄신과 조직 안정화를 위한 조치”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열린 경호, 낮은 경호의 실행”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호처는 12·3 비상계엄 이후 수사과정 등에서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며 국민적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영장 집행을 위해 대통령 관저에 진입한 경찰과 경호처 사이에 몸싸움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경호처는 대통령실 인사 조치 발표 후 입장문에서 “9일부로 최고위 간부인 본부장급 전원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핵심부서 간부급들에 대한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며 “금번 인사는 국민주권정부 들어 그동안 국민에게 불신을 받았던 경호처를 과감히 쇄신하고 거듭나는 차원의 첫 단추”라고 밝혔다.
특히 경호처는 “지난 12·3 비상계엄 이후 사병화됐다는 비난을 받는 등 국민의 봉사자로 법률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본분을 소홀히 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많은 비난을 받았다”며 “먼저 이 점에 대해 스스로를 성찰하며 진솔한 사죄의 말씀을 국민께 올리면서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재차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경호처는 “향후에도 철저한 내부 점검을 통해 조직 쇄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열린 경호, 낮은 경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호처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지난 4일 외부 인사인 황인권 대통령 경호처장을 수장으로 맞았다. 직후 이미 진행중이던 특정직 공채 및 일반직 경채 등 직원 채용 시험을 취소하기도 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