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용 칼럼

명실상부한 ‘국민주권시대’를 열기 위한 조건

2025-06-11 13:00:08 게재

2022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공정’과 ‘상식’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불공정’과 ‘비상식’ 적으로 국가를 운영했다. 민생은 도탄에 빠졌고 외교는 실패했다. 정치도 사라졌다. 결국 위법 위헌한 비상계엄을 일으킨 내란 우두머 혐의의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끌어 내려졌다. 이에 지난 3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고 정상적인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폭거로 혼돈에 빠졌던 대한민국이 반년 만에 정상을 되찾은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집권 3년간 나라 전체가 망가진 만큼 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책임은 너무나 막중하다. 이번 대선 투표에서 나타났듯이 나라 전체가 두 쪽으로 갈라진 만큼 국가와 사회를 통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어려워진 민생을 회복시키는 것 또한 다급하다. 내란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의 민심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 대통령은 ‘반쪽’ 아닌 ‘대통합’ 대통령이라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정치 외교 민생 모두에 유능함을 보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 명실상부한 국민주권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내란을 극복해 새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하는 사명과 동시에 새 시대를 여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반쪽’ 아닌 ‘대통합’ 대통령 약속 지켜야

오랜 기간 지속되던 냉전이 1991년 소련 붕괴로 끝났다. 그러나 냉전체제가 지속되기를 원하는 기득권 세력이 온존하면서 대한민국에서 냉전시대는 계속됐다. 특히 극우적 사고에 편향된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으로 한반도에서는 냉전세력이 활개를 폈다. 정치평론가들은 지난 세월 냉전에 기생해 정치권에서 활약하던 정치세력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한민국을 80년 가량 지배한 냉전시대는 청산돼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 시절 민주화와 산업화의 성공으로 ‘눈떠보니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됐다고 놀란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 윤석열정부 시절 새만금 잼버리 캠프 실패 이후 ‘눈떠 보니 다시 후진국으로 떨어졌다’고 낙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도체와 조선의 성공 등으로 경제 부분에서 선진국이 되고, K-컬쳐로 문화 부분에서도 선진국 대접을 받는데 유독 4류 취급을 받는 정치만 선진화되면 대한민국도 자랑스런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렇다. 이재명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한국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 1945년 해방 이후 우리나라 보수는 외세에 의존하면서 결국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한 수구로 변한 것이 사실 아닌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도 엄밀히 따지면 진보가 아니다. 이 대통령도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을 중도보수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정치평론가들도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평가한다. 수구 정당을 퇴장시키고 합리적 진보정당을 키워 참된 진보와 참된 보수가 대결하는 정치가 이제 꽃피웠으면 한다고 주장한다.

이 대통령은 내란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에 힘입어 대통령이 됐다. 내란세력을 확실하게 단죄해 다시는 불법계엄을 획책하는 이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 윤석열정부 3년 내내 문제가 됐던 김건희씨 의혹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야 한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내란세력을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

10일 국무회의에서 내란특검법 등 3개 특검법을 의결한 만큼 빨리 3개 특검을 출범시켜야 한다. 내란 수괴 혐의의 윤석열은 물론, 대통령 권한대행 등 내란에 방조했거나 협력한 인사들을 철저하게 수사해 죄에 합당하게 처벌해야 한다. 김건희씨의 국정과 인사 개입 등도 철저히 수사해 다시는 대통령의 가족이 비리에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일주일 전 출범한 이재명정부에 국민들의 당부가 많다. 가장 많은 것은 민생을 살리라는 것이고 다음은 사회를 통합하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물가를 잡는 등 민생 회복에 온 힘을 쓸 것이라고 다짐했고 소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통합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민생도 중요하고 통합도 중요하다. 그러나 나라를 정상적으로 잘 운영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인사가 아닌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10일 대통령실은 장차관 인사에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국민추천제’를 발표했다. 바람직한 일이다. 이재명정부는 ‘진짜 일꾼’만을 등용해야 한다.

국정 첫걸음은 ‘진짜 일꾼’ 등용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다수의 참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하는 ‘실수’를 범해 5년 만에 정권을 갖다받쳤다.

이 대통령은 일부 인사들의 임명에 언론 등 항간에서 거론되는 우려섞인 반대에 대해서도 돌아봐야 한다. 통합도 중요하고 개혁도 중요하다. 국민이 환영하는 인사가 등용돼야 한다.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인사는 배제해야 한다.

본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