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당’ 국힘, ‘수도권당’ 변신 가능할까

2025-06-13 13:00:23 게재

3선 김성원 “수도권 원내대표가 쇄신과 변화 시작”

일각, 지도체제 개편 주장 … “지역별 지도부 선출”

6.3 대선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수도권에서 참패했다.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수도권에서의 참패는 국민의힘의 앞날도 밝지 않다는 전망을 낳는다. 국민의힘이 ‘수도권당’으로 탈바꿈하면서 ‘영남당‘ 꼬리표를 뗄 수 있을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수도권당’으로 변신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잇따른다.

13일 중앙선관위 집계에 따르면 6.3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는 수도권에서 195만 표를 뒤졌다. 전국 득표차(289만 표)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이다. 김 후보는 영남과 강원에서만 우위를 보였다. 국민의힘에게 붙은 ‘영남당’ 꼬리표가 새삼 확인된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3선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의원은 수도권 출신인 자신이 당 지도부에 들어가 ‘영남당’ 꼬리표를 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의원은 12일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아는 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쇄신과 변화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친한계(한동훈)인 김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를 통해 ‘수도권당’으로 탈바꿈하는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친한계에서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대표에 선출되면 ‘수도권 지도부’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한 전 대표는 서울에서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보냈다. ‘수도권 대표’와 ‘수도권 원내대표’를 통해 ‘영남당’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 낸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당헌·당규를 바꿔서 ‘수도권 지도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자는 의견도 내놓는다.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의 2/3가 영남 출신이다. 당원의 40% 이상이 영남에 살고 있다. 영남 출신이 당 지도부로 선출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비윤 의원은 12일 “수도권 출신이 지도부가 되기 위해선 최대주주인 영남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지도부가 된 뒤에도 수도권 출신이 마치 영남 출신인 것처럼 강성 보수 행태를 보이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수도권 출신의 지도부 진입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지도체제 개편 주장을 내놓는다. 대표와 최고위원을 전국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현행 방식 대신 지역별로 선출하자는 것. 서울과 경기, 영남, 호남, 충청 등으로 나눠 지역별로 최고위원을 선출한 뒤 최고위원 중에서 대표를 뽑자는 아이디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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