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민생 지원’ 강조… 여야 협의 정례화

2025-06-16 13:00:22 게재

“상법 개정안 우선 처리 … 문제 해결 중심 대화”

“야당과 대화 복원” 법사위원장 양보엔 선 그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민생법안으로 ‘상법 개정안’을 가장 먼저 처리하겠다고 했다.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법사위원장직에 대해선 거절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장은 민생법안 처리에 주력하지만 개혁입법과 관련해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재명정부 초반 국정지원과 견제를 두고 여야의 치열한 ‘프레임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묵념하는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신임 원내지도부와 16일 서울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원내 지도부와 함께 서울 동작구의 국립 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참배에서 ‘내란종식·민생회복·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후 대표 직무대행으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고,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지도부 구성을 마친 후 ‘민생 우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생이 시급해 민생 법안, 민생 추경, 개혁 입법을 균형 있게 짜 맞추도록 하겠다”면서 “민생법안으로 상법 개정안을 제일 먼저 처리하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생분야 현안에 집중해 이재명정부 초반부 국정동력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원내대표는 민생현안 추진과 관련해 “당·정·대, 을지로위원회를 활성화해서 민생 현안에 대해 반드시 법안 (처리) 전에 사회적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책을 찾는 것을 병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야당과의 정기적 소통에 나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야당과의) 만남을 정례화하고자 한다”며 “수석부대표단을 중심으로 해서 정례적인 만남을 통해 간격을 최대한 줄이고 대화를 복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현안인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등 내각 구성을 위한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조기 인사청문회를 통해 내각을 안정화할 수 있게끔 해 주십사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가 민생 지원을 1순위 과제로 제시하면서 여야간 입장차가 뚜렷한 쟁점법안 처리 시점은 뒤로 밀릴 공산이 크다. 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이 동시에 진행되는데다 이재명 대통령의 민생개혁 행보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갈등이슈를 부각 시키는 것이 정국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전까지만 해도 즉각 처리를 공언했던 민주당 전임 원내지도부가 이 대통령의 요청으로 ‘대통령 재판 중지법’(형사소송법) 등의 처리를 연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표 경선 당일 정견 발표에서 “개혁 동력이 가장 강한 1년 안에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검찰, 사법, 언론 등 산적한 개혁 과제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면서 ‘개혁 입법’을 강조했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국가수사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검찰 개혁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물론 쟁점법안에 대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고 해서 야당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양보 의사를 비친 것은 아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법제사법위원장직 요구에 대해 “법사위는 상임위원회 운영 규칙상 2년마다 교체한다는 규정을 준수하겠다”면서 “법사위원장이 여당에 있다고 해서 소통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에는 재선의 문진석 의원, 원내정책수석부대표에는 재선의 허 영 의원을 임명했다. 야당과 협상을 맡는 문진석 의원은 원조 친명계인 ‘7인회’ 멤버이고, 허 영 의원은 예결위 간사를 지낸 정책통이다. 김 원내대표는 의원들과 원내지도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소통수석부대표를 신설해 재선의 박상혁 의원을 선임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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