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밥상물가…농축수산물 할인·유류세 인하 연장

2025-06-17 09:30:10 게재

유류세 인하조치 8월까지 연장

농축수산물 할인에 460억 투입

달걀담합 조사 … 물가차관회의

<사진:이형일>

정부가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에 460억원을 투입하고 가공식품 회사의 국내산 농산물 구매에 200억원을 지원한다. 달걀 가격 급등을 둘러싼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6월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조치를 2달 더 연장한다. 전반적인 물가 안정세에도 먹거리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사태가 확산일로에 있어서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기름의 70% 이상을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다.

◆물가잡기 총력전 =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제1차관은 전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차관은 “그간 누적된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수준이 높고, 먹거리 등의 가격상승률도 여전히 높아 생계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할인 지원과 할당관세, 추경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물가를 잡겠다”고 밝혔다.

먼저 정부는 7월까지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닭고기, 과일 등 주요 농축수산품목을 최대 40~50% 할인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도록 460억원을 투입한다. 개별 소비자의 1주일당 최대 할인 한도도 1만원에서 2만원으로 두 배 확대한다.

특정 물품에 대해 일정 수입량까지 낮은 세율을 적용해 수입량을 확대하는 할당 관세도 7월부터는 가계 수요가 높은 고등어에 새로 적용하기로 했다. 달걀 가공품에 대한 할당 관세도 확대해 수입량을 4천톤에서 1만톤으로 두 배 이상 늘린다.

닭고기 수입 대책도 내놨다. 국내 닭고기 수입분의 대다수는 브라질산인데, 최근 현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수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은 브라질 지역 닭고기 초도 물량이 8월 중순 국내에 도착하도록 추진한다. 태국산 닭고기 4000톤도 7월 말에 새로 들여오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날 달걀 산지가격 급등과 관련해 담합 조사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날 대한산란계협회 본부와 지회 사무실에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벌였다. 협회 주도로 산지 가격 인상이 이뤄졌는지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협회의 달걀 1알당 고시 가격은 2월 146원에서 5월 190원으로 두 달 만에 30.1% 뛰었다.

◆유류세 인하 또 연장 = 아울러 기획재정부는 “6월30일 종료될 예정이었던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를 물가 안정과 민생 지원을 위해 8월31일까지 2개월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차량용 휘발유와 경유에는 각각 리터(L)당 820원, 581원의 유류세가 붙는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유류세를 낮춘 2021년 11월부터 15차례에 걸쳐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해 왔다.

지난 5월1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정부는 휘발유의 경우 10%(82원) 인하된 738원, 경유는 15%(87원) 깎인 494원의 유류세를 부과했다. 정부가 이날 16번째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면서 종전 인하 폭을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가공식품과 외식비를 중심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민생 부담이 커지고 있고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조치도 6개월 연장한. 신차 출고가의 5%인 개별소비세 기본 세율을 3.5%로 낮추고 감면 한도는 100만원이다. 정부는 2018년 7월1일부터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인하했다가 세수 부족 여파로 2023년 7월1일부터 인하 조치를 중단했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내수 부진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개별소비세를 30% 낮췄는데, 이번에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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