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학교급식 조리사

2025-06-17 13:00:08 게재

강남구 ‘조리로봇’ 실증

근무자 업무부담↓기대

서울 강남구가 하반기부터 3개 학교에서 국과 탕을 끓이고 튀김과 볶음요리를 하는 로봇을 선보인다. 강남구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년 서비스로봇 실증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단체급식 조리로봇을 가동한다고 17일 밝혔다.

실증사업은 강남구와 서울시교육청, 민간 기업 한국로보틱스가 손발을 맞춰 진행한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3개 학교에 로봇을 투입해 적합 여부를 살핀다. 강남구는 전체 사업을 총괄한다. 실증 기획과 성과관리를 맡는다. 교육청은 학교 관리와 행정 지원을 담당한다. 기술을 개발한 기업은 현장에서 나오는 의견을 반영해 실용성과 편의성을 높여갈 예정이다. 정부에서 예산 2억5000만원을 지원했고 강남구에서 5억원을 보태 전체 사업을 진행한다.

강남구가 학교급식 현장에서 조리로봇 실증에 나선다. 사진 강남구 제공

가스를 사용하는 조리실에서는 튀김과 볶음 국·탕이 가능한 다기능 조리로봇을 실증한다. 가스와 증기를 동시에 제어하는 조리로봇 개발도 실증 내용에 포함돼 있다. 구는 “별도로 전기설비를 확장하지 않고 가스에 기반한 기존 조리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는 특히 단순한 자동화 기술 도입을 넘어 다양한 학교 급식실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강남형 조리로봇’ 모형을 개발할 방침이다. 실증 이후 확산 가능성까지 검증한다는 목표다. 특히 학교 조리실 근무자 건강권 확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조리 로봇이 현장에 도입되면 열악한 작업 환경으로부터 근무자를 보호하고 업무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강남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조리 종사자 결원율이 가장 높다. 서울 평균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인력난을 겪고 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실증사업을 통해 교육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인 급식 제공과 조리 종사자 근무 환경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전역에 확대·적용할 수 있는 모형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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