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 전기차 등록 압도적 1위
미시시피주보다 28배 많아 … 휘발유차 판매금지 놓고 트럼프와 대립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EV) 보급률이 미국 내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전기차 의무화 조치 폐지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다.
17일 인포그래픽 전문미디어 ‘비주얼 캐피탈리스트’(Visual Capitalis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인구 10만명당 3026대의 전기차를 보유하고 있다. 2위인 워싱턴주 1805대보다 두 배 이상 많다.
3위 하와이(1686대) 4위 오리건(1422대) 5위 콜로라도(1405대) 6위 네바다(1379대) 7위 뉴저지(1349대) 8위 애리조나(1139대) 9위 버몬트(1129대) 10위 컬럼비아 특별구(워싱턴D.C. 1103대) 순이다.
이어 11위 유타(1079대) 13위 플로리다(1024대) 20위 텍사스(690대) 22위 뉴욕(622대) 23위 미네소타(591대) 24위 노스캐롤라이나(589대) 27위 펜실베니아(499대) 29위 미시간(454대) 등으로 조사됐다.
현대자 미국공장이 있는 앨라배마는 인구 10만명당 전기차 보유대수가 232대로 44위였으며, 현대제철이 공장건립을 추진하는 루이지애나는 165명으로 48위였다. 웨스트버지니아(144대) 노스타코타(112대) 미시시피(110대)는 49~51를 기록하며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이번 조사는 비주얼 캐피탈리스트가 2023년말 기준 미국의 50개주와 워싱턴D.C. 등 총 51개주에서 10만명당 등록된 전기차 수를 집계했다.
1위인 캘리포니아와 최하위인 미시시피는 각각 3026대 110대로 28배 차이가 났다.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지역은 농촌지역(Rural States)이 많다. 따라서 충전 인프라 부족, 주행거리 증가, 전기차 소유 인센티브 부족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9년까지 연평균 12.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2026년 예산안에서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과 관련된 예산 152억달러를 전액 삭감했다. 예산이 없어지면 전기차 구매보조금 7500달러가 취소된다.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다소 꺾일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는 배터리 전기차(BEV)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가 22개로 가장 많고, BMW 12개, 테슬라 9개, 아우디와 기아 각각 8개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포드 닛산 포르쉐 리비안과 함께 7개모델을, 쉐보레는 6개모델을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강력한 라인업에도 일론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연계성이 커지면서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12일(현지시간) 주의 차량 배출가스 규제 및 휘발유 차량 퇴출계획을 무산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단계적인 조치를 통해 2035년부터 전기차의 신규 등록만을 허용하면서 사실상 휘발유차량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 의무화 조치를 폐기하는 결의안에 서명하면서 소송으로 확전됐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